중동 리스크 완화?…신현송 "물가상승 상당 기간 지속, 적극 대응할 것"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IT 업종 중심 임금 상승'…새로운 물가 상방 요인
이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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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중동발 유가 충격과 임금 상승 확산 가능성 등을 이유로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물가 안정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17일 신 총재는 이날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 목표 수준 부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3%대로 올라섰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넘게 상승했고 근원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를 웃돌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지만 물가 상방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와 국제유가 안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점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점 ▲국내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과 임금 상승이 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는 점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고유가와 임금 상승 확산이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김영주 한은 물가고용부장은 "현재까지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보면 국제유가 충격이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되는 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전쟁 직후 석유류 가격이 급등한 뒤 약 6개월 이후부터 간접효과의 기여도가 확대됐고, 약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번에도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이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 회복과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임금 상승도 새로운 물가 상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1분기 IT 부문 특별급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60% 이상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성과급 지급 확대에 따라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IT 기업의 높은 보상이 노동 이동과 임금 기대를 자극하면서 다른 산업의 정액급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특별급여가 일부 업종에 집중될 경우 임금 상승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돼 비용 측면과 수요 측면에서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부장은 "향후 물가 흐름의 핵심은 IT 부문의 특별급여 자체가 아니라 임금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하느냐"라며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압력과 임금 상승 확산 가능성, 기대인플레이션과 기업의 가격 결정 행태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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