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호텔에서 연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제2기 임기 핵심 과제로 회계기본법 제정과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 의무화, 감사시장 과당경쟁 해소, 수습 공인회계사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 인사말에서 "지난 1기 출마 당시 가장 먼저 내세운 공약이 회계기본법이었다"며 "임기 중 반드시 실현해보고 싶은 과제"라고 밝혔다.

회계기본법은 법인의 형태와 소관 부처에 따라 서로 다른 회계 기준을 단일한 원칙 아래 정비하기 위한 법안이다. 현재 법인들은 소관 부처와 세금·보조금 신고 여부 등에 따라 각각 다른 기준의 회계정보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한 법인이 3개 이상 회계정보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단일한 기준 아래 각 부처가 필요한 내용을 조정하도록 해 사회 전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기본법은 새 정부의 정책 과제로 선정됐고 금융위원회도 하반기 중요 정책 사항 중 하나로 정했다"며 "여야가 공동 발의한 만큼 정책적으로 갈등이 있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계 관련 업무가 여러 정부 부처에 나뉘어 있어 부처 간 조율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최 회장은 "관계 부처가 8~9개에 산재해 있어 정부 부처 간 조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추구하는 투명성 강화 정책 기조에 맞는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회계감사 의무화도 2기 집행부가 추진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최 회장은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 규모가 연간 약 14조원에 달하지만 이 돈이 어떻게 집행됐는지를 확인할 회계감사가 법으로 의무화돼 있지 않다"며 "24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조례로 회계감사를 의무화한 곳도 40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세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위탁사업은 반드시 회계감사를 받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법안은 여야가 공동 발의한 상태다. 최 회장은 여야 공동 발의가 이뤄진 만큼 정쟁 대상이 아닌 사회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감사시장 과당경쟁에 따른 감사 품질 저하도 해결해야 할 핵심 현안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지정감사제를 도입한 것은 기업이 감사인보다 우월한 국내 현실에서 감사인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정감사 3년 이후 자유수임 6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회계법인 간 과당경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당경쟁으로 감사 비용이 낮아지면 회계사를 적게 뽑게 되고 적은 인원으로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회계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진다"며 "감사 품질 저하를 어떻게 막을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과당경쟁을 뿌리 뽑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희망을 갖기 어렵다"며 감사시장 질서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이 제2기 임기 핵심 과제로 회계기본법 제정과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 의무화, 감사시장 과당경쟁 해소, 수습 공인회계사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수습기관을 찾지 못한 공인회계사 문제도 2기 집행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이 자료 수집과 분석 등 단순·반복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입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수습 회계사를 채용해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을 맡겼지만 이제는 AI가 대체하면서 수요가 줄었다"며 "당장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수습 회계사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된 회계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회계산업을 장기적으로 생각한다면 회계법인들이 긴 안목에서 수습 회계사를 많이 채용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며 "회계사회도 회계법인에 이런 절박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도 국내 경제 규모와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현재 경제 규모에 비춰볼 때 연간 1150명의 합격생 수는 과한 것이 분명하다"며 "회계학회 연구 결과 국내 경제 규모에 적합한 회계사 선발 인원은 700~80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경제 규모가 한국의 약 3배지만 연간 회계사 선발 인원은 1650명 수준"이라며 "한국이 1150명을 뽑는 것은 경제 규모에 비해 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AI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도 있는 만큼 오는 11월 내년도 선발 인원을 정할 때 이런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회계사회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회계기본법 제정과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 의무화, 감사시장 과당경쟁 해소, 수습 회계사 문제는 앞으로 2년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