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회계사회 회장 "회계 중요성·전문성 알리는 소통꾼"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인터뷰①] 첫 임기 두 달여 남기고 그동안 거둔 성과 소회
회계기본법 제정 외치며 공신력 각인…사상 첫 '세계회계사대회' 유치해 글로벌 반열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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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시절에도 자리에 욕심내지 않았어요. 사안의 객관성과 중요성에만 집중했죠."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를 이끄는 최운열 회장은 최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했다. 큰 책무가 주어진 자리에 앉으면 사방에서 각종 청탁과 유혹이 난무하고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방해가 뒤따르지만 현재 내가 부여받은 임무가 무엇이고 그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에만 집중했다.
최 회장은 2024년 6월19일 한공회 회장에 취임한 뒤 임기 두 달여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연임 의지도 내비쳤다. 지난 2년은 한공회의 발전과 공익 기여를 위해 기틀을 다졌다면 다음 임기는 이를 깊게 뿌리 내려 미래 도약의 결실을 거두는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소통하며 이뤄낸 임기 2년의 명확한 성과
최 회장은 자신을 '소통꾼'이라 칭한다. 그는 한공회의 발전과 공익 기여를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를 공론의 장에 올렸다. 이를 설득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과 만나 의견을 들었고 비판 수렴도 주저하지 않았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상호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공인회계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을 국민에게 알리는 중요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한공회 인터넷신문 'CPA뉴스'를 창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뜻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상대방의 생각을 들으며 때로는 자세를 낮추고, 때로는 강하게 밀어붙인 그의 소통은 지난 2년 임기에서 명확한 성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초 국정과제에 포함된 이후 올해 금융위원회의 업무계획에 포함된 '회계기본법' 제정 논의 성과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회계기본법 제정 논의를 본격적인 정책 의제로 끌어올린 것이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한다"며 "회계기본법 제정을 위한 연구를 충실히 진행하는 한편 심포지엄과 국회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왔다"고 말했다. "그 결과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가 함께 공감대를 이뤘고 현재 관련 법안 발의까지 됐다"고 덧붙였다.
회계기본법은 회계정보의 생산·검증·공시 및 감독체계를 일관성 있는 기본원칙에 따라 정비해 회계정보를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작성·보고하기 위한 법률이다. 해당 법안은 2025년 12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올해 2월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한 상태다. 최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본격적인 법률안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 회장은 "일각에서는 회계 처리기준을 통일해 작성 주체에 부담을 높이거나 회계감사 대상을 확대해 회계사의 밥그릇을 챙긴다고 주장하는데 법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훼손하기 위한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에게 중복 적용될 수 있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회계실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회계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데에도 회계기본법 제정의 목적이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회계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국제행사이자 '회계사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회계사대회'(WCOA)를 유치한 것도 대표 성과로 꼽았다. 그는 "올해 11월 개최 예정인 WCOA는 한국 회계제도와 공인회계사의 전문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우리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꾸준히 추진해 온 회계 개혁의 성과와 역량을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해준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성과 AI(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혁신 등을 주제로 현재 글로벌 회계업계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
'함께-연결된 미래를 향해'(Together for a Connected Tomorrow)를 주제로 11월17~20일까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리는 'WCOA'에는 세계에서 약 600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이번 행사에서 '지속가능성과 AI 기반 디지털 혁신'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예정된 건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이 회계감사의 패러다임 자체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전통적인 샘플링 기반 감사는 모집단의 일부를 추출해 위험을 추정하는 방식이었지만 전수 데이터 감사 환경에서는 모든 거래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회계사에게 요구되는 역량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반복적·절차적 작업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고 회계사는 분석 결과를 해석해 경영진의 판단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최종적인 전문가적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 문해력(data literacy)과 전문가적 의구심을 겸비한 '해석자'로서의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 회장은 "한공회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혁신감사인증포럼 운영, 기술 활용 시 윤리·거버넌스 체계 정비를 위한 기준(지침) 마련,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강화 등 다양한 회원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서울 12개 지역공인회계사회 출범으로 전국 회계 네트워크가 구축된 점도 뿌듯해했다. 최 회장은 1년 동안 구성원과 함께 노력해 지난 2월 서울 12개 지역공인회계사회 동시 출범식을 끝으로 전국 49개 지역공인회계사회 구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역공인회계사회의 초기 정착과 활성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 회장은 "4월부터 2달여 동안 각 지역회의 임원단 구성과 회원 연락망 구축 및 회원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직접 청취하고자 순회 간담회를 계획 중"이라며 "이를 통해 회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시행 중인 중학생 대상 회계 교육을 지역회 신설 지역까지 확대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올바르고 투명한 회계의 중요성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그의 목표다.
최 회장은 "지방정부와 지역 세무서 등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공문 발송 등 지역회 출범을 공식 알리고 지역 내 회계사들의 다양한 공익기여 활동 기회를 넓히고자 노력하겠다"며 "올해 말 회계법인의 1인 분사무소 설립이 법적으로 가능해지면 지역공인회계사회가 지역 회계사들의 협력과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은 자신과 구성원이 노력해 이룬 지난 2년의 성과를 자축하며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자신의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뿌리내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최근 젊은 회계사가 과로사 의혹으로 세상을 떠나며 제기된 회계 현장의 근로환경 문제에 대해 깊은 애도와 고민, 반성과 함께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최 회장은 "한공회는 회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고 내규를 통해 중대형 회계법인 내 준법감시인을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감사 등 업무수행 과정에서 노동법규를 중심으로 한 관련법규 준수현황에 대한 실태점검을 하고자 '회계법인 준법감시인 간담회'를 지난 1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태를 점검하고 업계 차원의 개선방안을 마련함은 물론 정부 등 감독기관에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건의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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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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