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진=이미지투데이
법원경매시장에서 입찰표에 숫자를 잘못 기재해 10배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사고가 잇따랐다. 9억원짜리 땅을 90억원에 응찰하는 식이다. 잔금을 내지 않고 매수를 포기할 수 있지만 수천만원의 입찰보증금을 포기해야 한다.

9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홍은동 서강아파트2차 전용면적 139㎡는 경매에서 4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가 개시될 때 감정가는 5억6600만원이었다.


당초 이 경매는 지난해 10월 한차례 낙찰이 이뤄졌는데 응찰자가 낙찰가를 10배나 높은 41억3900만원으로 잘못 써서 냈다. 4억1390만원을 쓰려다가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인 것이다. 이 응찰자는 법원에 매각불허가를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결국 최저입찰가의 10%인 입찰보증금 3620만원을 물어냈다.

비슷한 시기 서울 명일동의 한 임야 경매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왔다. 약 1만5000㎡ 면적의 땅인데 응찰자가 92억5100만원을 써낸 것이다. 역시 '0'을 하나 더 써낸 가격이다. 낙찰자는 경매를 포기하고 입찰보증금 1억원을 물어냈다.


2010년 이전에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도 매각불허가를 인정했다. 경매를 무효로 돌리는 절차다. 2009년 울산에서 한 응찰자가 최저입찰가 6300만원짜리 아파트를 낙찰받기 위해 7330억원을 적어냈다가 구제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대법원은 입찰표 오기입을 매각불허가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잔금미납으로 재경매가 이뤄져도 다른 경매 참가자들이 피해를 입는다. 다음 입찰에서 입찰보증금이 최저입찰가의 20%로 두배 오르기 때문이다. 5억원짜리 경매에 필요한 보증금이 종전 5000만원에서 1억원이 되는 셈이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고의로 경매를 방해하는 악용의 소지가 있어 구제가 안되는 것”이라며 “경각심을 갖고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