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도림역 까치산행 2호선 신정지선 열차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승하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교통공사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노조가 '지하철 운행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0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부터 불법·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며 기관사가 열차운전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본사 근무자를 제외한 승무직종 인원은 3250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은 2830명이다. 운전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승무노동자의 비율은 최대 87%다.


공사는 최대한 열차운행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차운행의 컨트롤타워인 관제직원을 관제실에서 빼서 운전을 하도록 지시하고 승무직원들의 연속운전시간을 8시간 이상으로 짜는 등 위험천만한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노동자들이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의 부당한 운전업무지시를 주장하며 21일 첫차부터 운행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앞에서 열린 '수도권지하철 운행중단 사태 서울시 해결촉구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조는 "하루 1000만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있는 수도권 지하철 운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면 출·퇴근시간 대란이 예상된다. 공사의 무리한 대책으로 지하철사고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서울시는 승무운전시간 연장 문제를 노사간의 문제라며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은 노사간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교통공사의 불법적인 운영문제다. 서울시가 나서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하철 운행중단이 현실화됐을때 시민불편을 야기한 책임에서 서울시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서울교통공사 12분의 본질은 공정과 안전"이라며 대국민 메시지도 내놨다.

노조는 "10분이든 100분이든 사용자 맘대로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범죄다. 사용자의 불공정한 반칙"이라며 "우리는 노동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다. 노동자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영범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일 새벽 4시부터 지하철 1~8호선까지 첫 열차부터 전면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사측을 압박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노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직접적인 개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 노조의 열차운전업무 지시거부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공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노조의 열차운전업무 지시거부는 명백한 쟁의행위(파업)에 해당한다"며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조정절차, 필수유지업무 준수 등의 절차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운전시간 조정은 특정 분야에 과도한 임금재원이 쏠려 전체 직원이 피해를 보는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공사 내부의 과제"라며 "운전시간 평균 12분 조정은 결코 과중한 업무부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사는 "평균운전시간이 조정되더라도 1일 또는 월간 총 근무시간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며 "승무원의 휴식권 보장, 휴일근무수당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평균운전시간을 기존 4시간30분(4.5시간)에서 12분 늘려 4시간42분(4.7시간)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조와 아무런 협의없이 공사가 일방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운전시간 조정이 정부와 서울시가 추구하는 주 52시간 근무,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길과 어긋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조는 공사의 운전시간 변경(4.5시간→4.7시간)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노동시간 개악이라며 21일부터 부당한 열차운전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합법적 권리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노조의 열차운전업무 거부에 대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