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올해 보조금 경쟁 안한다”
-영업이익 하락에 ‘주머니’ 닫는 이통사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스마트폰 출혈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스1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지양하자며 똘똘 뭉쳤다. 2019년 이통3사 모두 영업이익이 7~8% 감소한 데 따른 대책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과 완전히 다른 온도차다.

이통업계는 2019년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의 영향을 직접 받았고 상용화가 시작된 2분기 이후 실적은 줄곧 하락했다. 3사의 매출을 살펴보면 SK텔레콤 17조7437억원, KT 24조3420억원, LG유플러스 12조3820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5.2%, 3.8%, 5.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1100억원, KT 1조1510억원, LG유플러스 6862억원으로 전년대비 7.6%, 8.8%, 7.4% 줄었다.


이통사의 영업이익이 하락한 주된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5G 망을 구축하면서 수조원에 달하는 시설투자(CAPEX) 비용을 지불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케팅 용도로 5G 가입자에 수천억원의 단말기 보조금을 살포한 것이다.

이통업계는 이 가운데 단말기 보조금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을 우선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G 상용화 직후인 2분기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으로 총 2조원이 투입됐다. 그 영향으로 당시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와 LG전자의 V50 씽큐는 백만원이 넘는 출고가에도 실구매가가 10만원 아래로 폭락하는 등 시장이 혼탁해졌다. 급기야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 보조금을 살포한 혐의로 SK텔레콤과 KT를 신고했는데 자신도 수사대상이 되는 촌극도 빚어졌다.


◆보조금 줄이면 소비자 권익 강화되나

소비자들은 전작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붙으면서 시장이 과열됐던만큼 3월6일 출시되는 갤럭시S20에도 상당한 수준의 지원금이 책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S20에 책정될 불법 보조금의 수준을 예상하는 일부 사용자들의 글이 넘쳐났다.

하지만 상황은 이들의 바람과 정반대로 흘렀다. 이달 6~7일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통3사는 일제히 “올해는 출혈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갤럭시S20 공개 직전이던 지난 10일 이통3사는 ‘신규출시 단말기 예약가입절차 개선방안’이라는 공동 성명을 내고 공식적으로 출혈경쟁을 지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통3사는 “이용자의 피해 예방과 유통망 혼선과 업무처리 부담 완화를 위해 신규 출시 단말기 예약가입절차를 개선한다”며 “예약가입을 일주일로 통일하고 판매장려금과 판매수수료는 사전예약기간에 공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혼탁한 시장을 정화하고 이용자의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서로를 제외하면 경쟁상대가 없는 이통3사가 합심해 시장을 좌우하겠다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한 소비자는 “5G시장에서도 서로 경쟁없이 시장을 분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이통사의 경쟁으로 가장 이득을 본 것은 소비자다. 진정 소비자의 권익을 위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동맹 영원히 못 가”

이통사가 올해 출혈 경쟁을 멈추고 수익 추구에 집중하려는 이유는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도 관련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연임 첫해를 맞았고 구현모 KT 사장은 올해 3월 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하현회 부회장이 경영키를 잡은 뒤 5G 콘텐츠 구축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했다. 이통3사 모두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만큼 지난해와 달리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살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 가운데 수익 턴어라운드가 가장 절실한 기업은 KT다. KT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구현모 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된다. 취임 첫해 경영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구 사장의 경영 능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주가 흐름도 연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전망이 부정적이다. 지난 6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도 KT는 드라마틱한 반전 카드가 없는만큼 비용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머니S
다만 일각에서는 이통3사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 투입을 자제하기로 손 잡았지만 ‘위태로운 동맹’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이통3사의 5G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45% ▲KT 30% ▲LG유플러스 25%다. 과거 ‘5:3:2 시절’보다 가입자 점유율 격차가 좁혀진 셈이다. 때문에 격차를 좁혀 입지를 다지려는 기업과 이를 막기 위한 기업의 경쟁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시장에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특히 삼성전자의 제품이 나오면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통사 간 보조금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이통사가 손을 잡은 것은 지난해 수준의 경쟁을 지양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기업이 보조금을 살포하기 시작하면 다른 두기업은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통신시장의 구조다. 이통사의 동행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19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