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부 직원들부터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까지 조 회장 지지에 나선 것.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주주연합 측이 어떤 움직임을 가져갈 것인지 주목된다.

1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이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씨는 이날 사퇴 의사와 함께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는 “3자 주주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KAL 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화합,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새로운 전문경영인 체제를 요구하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은 김 전 후보의 사퇴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3자 주주연합은 “김 후보자에게 이사직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고 본인의 동의를 얻어 이사로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수행을 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3자 주주연합 입장에서는 연이은 악재다. 안팎으로 조 회장에 대한 지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김 전 후보의 사퇴에 앞서 한진그룹 계열 3개 노동조합(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조현아 3자 연합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조 회장을 몰아내고 한진그룹을 차지하려는 조현아, 반도건설, KCGI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지켜보며 깊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체제에 대한 지지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가운데 3자 주주연합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각각 33.45%, 31.98%로 추정된다. 이들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퇴진 등을 놓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1.47%에 불과해 일반 주주들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안팎으로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면서 팽팽했던 무게 중심이 조 회장 측으로 조금씩 기울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3자 주주연합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3자 주주연합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