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악세사리 상가 입구에 코로나19 예방수칙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병의 원인과 전파 양상, 치료법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판매업자들은 이런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한 '공포 마케팅'으로 이목을 끌고, 감염병과 무관한 제품을 코로나19와 연관지어 홍보한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SNS서 코로나19 예방 필수품이라고 하는 제품 대부분이 사실상 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무관하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세균, 유해물질 99.9% 제거', '미세먼지는 물론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오염물질까지 깨끗하게 정화'와 같이 차량용 공기청정기 제품의 성능을 과장 광고한 6개사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코로나19 예방', '미세먼지, 바이러스 99.9% 제거' 등 검증되지 않은 효능·효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다는 지적이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공기청정기가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환자 격리를 위한 음압시설 정도의 설비를 갖춰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며 "가정용·차량용으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는 사양이 낮아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판매를 늘리려는 건강식품 광고도 줄을 잇는다. 이들은 유산균부터 마시는 차까지 모두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인증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면 명백한 허위·과장광고다.


염 교수는 "건강식품이 개인 면역력을 높이는 데 일부 도움될 수 있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 항체를 형성시켜준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며 "홍삼이나 산삼 역시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직접적으로 도움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하루 적발 건수는 10여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주된 평가다. 식약처 관계자는 "거짓·과장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유관부처와 지속적으로 점검 및 예방할 계획"이라며 "점검 결과 위법성이 확인된 사안은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재난 사태에 대해 상업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마케팅 방식이 국민적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명백하게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익을 보려는 태도는 실제로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는 못하고, 국민적 불안감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선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이 앞장서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