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소위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바이든 후보가 로스앤젤레스 유세 도중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돌고돌아 결국은 바이든.”

지금까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판도를 요약하면 이렇다.

당초 올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치욕적인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의 돌풍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세론에 밀려 초기 경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들었던 그가 이른바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권토중래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까지 모든 중도진영 후보들이 경선을 포기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 힘을 실었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오는 11월3일 미 대선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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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흑인·중도진영 결집 업고 권토중래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14개주에서 치러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앨라배마 △아칸소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버지니아 △텍사스 등 최소 9개 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버락 오바마 정권의 부통령 출신인 그에게 흑인과 중도진영이 결집한 결과다.

반면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앞서며 선두를 유지해온 샌더스 의원은 △콜로라도 △유타 △버몬트 등 3개주에서만 1위를 확정 짓는 데 그쳤다. 무려 415명에 달하는 최대 대의원 수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앞서고 있지만 최종 승리가 확정되더라도 전체 대의원 수에선 바이든에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화요일 하루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총 1357명으로 전체 민주당 대의원(3979명)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민주당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되려면 과반인 19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하다. 민주당 경선에서 대의원 배정 방식은 각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5%의 득표율을 넘긴 후보들에 한해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 수가 할당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슈퍼화요일 경선의 잠정 개표 결과를 토대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확보할 누적 대의원 수를 670명, 샌더스는 589명으로 추산했다. 이어 블룸버그 전 시장 104명,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97명 순이다. 뚜렷한 양강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군소후보로 전락한 블룸버그 전 시장은 4일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하고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중도 성향의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예비후보직을 자진 사퇴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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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바이든 부활에 활짝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전에 반색했다. 그가 슈퍼화요일을 승리로 장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샌더스, 워런 의원이 주장하는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메디케어포올) 대신 의료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확대라는 온건한 공약을 내세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활 소식에 헬스케어 관련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마지막 공약도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따르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고, 북한 핵·미사일 포기 전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후변화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10년간 1조7000억달러(약 200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공약도 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슈퍼 화요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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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넘버’ 못 넘기면 바이든 본선 진출

문제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모두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 짓기 위한 ‘매직넘버’인 19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이런 경우 771명의 ‘슈퍼 대의원’이 추가로 참여한 2차 투표로 과반 지지 후보를 선출하는 ‘경쟁 전당대회’를 치르게 된다. ‘슈퍼 대의원’은 민주당 간부(30명)와 하원의원(233명), 상원의원(46명), 민주당 주지사(28명), 민주당전국위원회(DNC) 회원 가운데 선출된 사람(434명) 등으로 구성된다.

만약 ‘경쟁 전당대회’로 이어진다면 결국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고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슈퍼 대의원들이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소속 샌더스 의원을 대선 후보로 밀어줄 공산은 크지 않다. 실제로 2016년 경선 당시 당 주류를 등에 업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슈퍼 대의원을 571명 확보한 반면 샌더스 의원은 48명을 얻는 데 그쳤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샌더스 의원이 경선에서 매직넘버의 대의원을 채우지 못한다는 전제에서다. 만약 샌더스 의원이 다시 돌풍을 일으키며 과반의 대의원을 확보한다면 결국 샌더스 의원이 본선에 진출해 트럼프 대통령과 자웅을 겨루게 된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폭풍처럼 되돌아왔다”면서도 “하지만 샌더스 의원도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며 향후 양강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