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한국공인회계사회 사회공헌·홍보팀장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진입했다. 속도가 더 붙는다. 스타벅스는 신규 매장을 중심으로 스타벅스커피에서 ‘커피’를 뗀 스타벅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기프트카드와 페이결제를 늘리고 현금거래를 줄이는 결제수단 변화를 꾀한다. 현금 없는(Cashless) 매장도 늘리고 있다.

지갑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결제를 허용하는 곳이 늘어났다.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은 크게 호응한다. 다만 주로 현금을 사용해온 시니어층은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현금 없는 사회는 성큼 우리 곁에 자리 잡았다.


비대면(Untact) 서비스의 시작은 유통업과 외식업이 중심이 됐다. 이제는 금융권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은행권의 비대면 서비스는 지난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도입되며 더 빨라졌다. 현금입출금, 계좌이체, 공과금납부 등의 단순 업무를 뛰어넘어 영업점 업무의 80%를 수행 가능하다. 기존 ATM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똑똑해졌다.

이런 변화는 금융권 점포의 축소로 이어진다. 금융권 안팎에선 긴장하고 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은행의 인력·영업구조와 지점망을 뒤흔들 수 있어서다. 모든 빛에는 어둠이 있다. 해외 비대면 서비스를 보면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은 2018년 미국의 유기농마켓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식품사업으로 확장을 선언했다. ‘아마존 고’(AmazonGo)다. 매장 내 직원을 볼 수도 없고, 지불 과정도 모두 생략됐다. 이른바 무인유통 점포다.


현금 없인 살 수 없던 일본사회도 변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캐시리스 정책을 도입하면서다. 현금 없이 결제하면 세금 인상분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라인 등 다수의 기업도 경쟁적으로 간편결제서비스를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업체들은 생체 인증을 도입, 본인 휴대폰에서만 결제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현금 없는 사회의 편리함에 안전 기능을 보강했다. 소비자 보호에 나선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 국내외 진행 속도는 어떨까. 올 1월 한국은행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결제 비중은 스웨덴이 13.0%로 가장 낮고 영국은 28.0%, 뉴질랜드 31.0%, 한국 19.8%로 집계됐다. 2000년대 이후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크게 늘고 있어 현금결제는 갈수록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부분은 현금 없는 사회를 이끌어온 스웨덴이다. ATM 사용이 2018년 기준 4년 새 21.2% 감소했다. 영국은 같은 기간 11.4%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감소 속도는 2.1%로 다소 완만하다.

한국은행은 “현금을 찾기도 쓰기도 어려워지며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등이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급격한 이행에 부작용을 줄이는 해법도 시급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가 소비경기뿐 아니라 불황을 겪는 상황에 영화 ‘뮬란’의 대사가 생각난다. “역경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 아름답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