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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간 합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4달러(0.97%) 상승한 배럴당 76.79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59달러(0.75%) 상승한 배럴당 79.55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최근 급락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이란산 원유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의 불확실성을 다시 부각하면서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MOU에 대해 "최종적인 합의가 아니라 MOU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진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으로 병사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후 헤즈볼라의 인프라 시설을 겨냥해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충돌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주요 변수로 꼽힌다. 양측 무력 공방이 확대될 경우 중동 지역 원유 생산과 수송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
미국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 점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의 전체 원유 재고는 7억5847만배럴로 전주보다 1720만배럴 줄었다.
상업용 원유 재고와 전략비축유를 합한 수치로 1985년 3월 이후 약 4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비축유를 방출한 데다 정유사들 원유 투입량이 늘면서 재고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제유가 추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유지될 경우 중동산 원유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내년 글로벌 원유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될 경우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내년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약 800만배럴 증가하는 반면 수요 증가 폭은 하루 약 20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루 약 505만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울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사실상 철회했다.
아울러 연준 위원 9명이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시장의 긴축 경계감이 커졌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행 여부와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 향후 원유 재고 흐름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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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
증권부 염윤경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