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분다. 3월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국내 5대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돼 ‘회장님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사도 수장 교체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금융회사의 인사와 조직변화는 한해 경영전략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금융권 CEO의 면면을 살펴봤다.<편집자주>

국내 증권·운용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속 CEO(최고경영자) 교체와 연임이란 상반된 카드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증권가 빅5와 주요 자산운용사는 혼란 속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하며 기존 체제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은 경영권을 새롭게 변화시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안이다.

3월 중 CEO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이 중 절반가량은 CEO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앉힌다. 신영증권은 주주총회가 6월이지만 이미 새로운 CEO를 내정했다. 운영사 중에선 삼성자산운용이 CEO 임기만료와 관계없이 CEO를 교체하며 한발 빠른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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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CEO체제 유지… 안정 선택 ‘증권 빅5’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소위 증권사 ‘빅5’는 CEO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삼성증권만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을 뿐 모두 별다른 변화는 없다.

한발 빠르게 인사 카드를 빼든 삼성증권은 장석훈 부사장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리며 위상을 높였다. 장 사장은 배당 사고 직후인 2018년 7월부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경영 안정화를 이끈 인사로 위기극복을 돌파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장 사장은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의 균형성장을 추구해 나갈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조웅기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를 그대로 이어간다. 지난해 15조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거두며 증권업계 1위를 이어온 결과다. 특히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로 주요 금융계열사에 근무했고 다년간 경영진 성과로 전문성과 경영역량을 검증받았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정영채 사장을 재선임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764억원을 달성, 창사 이후 최대실적을 올렸다. 정 사장은 특히 IB(투자은행)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며 지난해 기업공개(IPO) 주간사 1위에 등극한 저력이 있다. 정 사장은 압도적인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CEO 연임 여부가 아직 결정 나지 않았지만, 정일문 사장이 그대로 지휘봉을 잡을 것이 확실시된다. CEO에 오른 첫해인 2019년 당기순이익 7099억원을 기록, 국내 증권사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정 사장은 올해 디지털 전략과 해외사업 강화, 신규 수익원 발굴에 집중,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침을 세웠다.

KB증권도 김성현·박정림 각자대표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말까지 임기인 만큼 믿고 맡긴다는 계획이다. WM(자산관리) 부문 총괄 박 사장은 지난 한해에만 WM 고객자산 5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고 기업금융(IB) 부문 총괄 김 사장은 9년 연속 DMC(채권발행시장) 1위를 달성하며 압도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빅5’(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중 4곳이 안정을 택했다. KB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연임을 확정했다. 외형적 성장을 일궈낸 조재민-이현승 각자대표가 각각 주식·채권의 전통자산 부문과 부동산의 대체자산 부분을 그대로 전담해 이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도 연임이 유력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유석-김미섭 각자대표는 실력파로 견고한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조홍래 대표는 해외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로 발전을 이끌었고 한화자산운용 김용현 대표는 해외투자에 공을 들이며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모두 위기 속 돌파구를 찾아줄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유일하게 변화를 선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초 삼성그룹 인사를 통해 심종국 부사장 체제를 가동시켰다. 삼성 금융계열사 세대교체 인사로 낙점된 심 대표는 삼성생명 부사장 출신으로 영업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다. 위기 속 실적 반등을 노린 맞춤형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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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교체 카드 승부- 변화 선택 ‘중상위권 증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