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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선전포고로 시작된 한진가 남매의 경영권 다툼은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와 반도건설 등의 합세로 대혼란에 빠졌다. 숨겨진 우호지분, 가처분 신청 등으로 판세가 급변하는 탓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남매의 난’, 그 첫번째 싸움은 이달 27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판이 난다. 물론 이 싸움이 단 한번의 대결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본격적인 싸움은 주총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경영권 싸움에 동참한 양측의 우호 세력들이 앞다퉈 지분을 늘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4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뒤 1년도 안돼 한진가가 흔들린다. 한진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편집자주>
KCGI, 주주행동주의? 엑시트?
“오랜 시간 서로 깰 수 없는 약속이고 명확히 합의한 계약이다.”
한국의 첫 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이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핵으로 떠오른 강성부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대표. KCGI가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극한 것은 2018년이다. 한진칼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만성적자와 부채로 인한 경영난, 오너 일가의 갑질로 사회적 물의가 확산된 상황에 KCGI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에 나섰다. 기업이 아닌 사모펀드에 대한 사회의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든 사건이다.
강 대표는 2000년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이 후진적 지배구조에 있다고 주장하는 여러 보고서와 책을 발간해 주목받았다. 강 대표를 잘 안다고 밝힌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본시장 참여자로서 수익률을 내는 것이 목적이겠지만 그가 기업 지배구조 분야의 최고 전문가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KCGI가 ‘갑질 사건’의 주요 당사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편에 선 것은 다소 의아하다. KCGI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지난해 말 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진칼 지분의 17.29%를 보유했다.
KCGI는 빠르면 2022년 일부 펀드를 청산해야 한다. KCGI가 한진칼 경영 참여를 위해 설립한 5개 펀드 가운데 3개(지분율 4.2%)는 2년 후인 2022년 초 존속기간이 만료된다. 2018년 8월 설립한 ‘KCGI 1호펀드’는 10년 만기이고 한진칼 지분 12.5%를 보유했다. 일각에선 KCGI가 다른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단타 먹튀를 할 것으로 의심한다.
이에 대해 KCGI는 만기를 연장해 펀드를 유지하고 새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위해선 한진칼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반도건설이 KCGI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다. 중견기업인 반도건설은 올 1월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경영 참가’ 목적으로 공시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제안한 조 전 부사장과의 이해관계가 맞은 동시에 HDC현대산업개발처럼 항공산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KCGI 지분 매입과 관련, 반도건설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도건설의 가장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현금성 자산은 약 323억4000만원이다. KCGI가 한진과 한진칼의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쓴 자금은 주식담보대출을 포함해 약 284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달 27일 주총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경영권 싸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이나 주주연합 모두 확실한 경영권 확보를 못해서다. 관련업계에서 ‘2차전 승부’를 예견하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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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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