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형은행 조치 현황./사진=한국은행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주요국에서 현금 사용이 줄고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고 지급수단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이 최근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현금 사용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점 봉쇄 등의 영향으로 현금 사용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ATM 네트워크 운영기관인 LINK(링크)에 따르면 최근 영국 내 현금 사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인도 현지 전자상거래 유통망 아마존 인디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등 일부 관광지와 상점에서는 아예 현금 결제를 금지하기로 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시중은행 지점 폐쇄, ATM 서비스 제한 등에도 나서고 있다.

현금 사용에 대한 국가별 대응은 엇갈린다. 영국과 독일, 캐나다, 스웨덴 등 일부 중앙은행은 지폐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현금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반면 인도와 러시아, 유럽, 필리핀, 베트남 등 중앙은행은 현금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의 국가에서는 현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 화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주요 학술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폐나 주화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금 이용이 줄어든 자리는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급수단의 안정성에 대한 경각심과 온라인 소비 증가 등으로 비대면 비접촉결제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온라인 유통업체 13곳의 매출이 34.3% 확대된 가운데 온라인 업체의 결제금액이 일제히 증가했다. 우선 쿠팡 결제금액이 1월 1조440억원에서 2월 1조6300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이베이코리아는 1조2600억원에서 1조4400억원, 11번가는 7300억원에서 8200억원, SSG닷컴은 3900억원에서 4500억원 등으로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만 20세 이상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근거리무선통신(NFC)카드, 스마트폰 등 비접촉 지급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에서도 전체 카드 사용액중 비대면 결제 비중이 50%를 넘어서서 코로나19 사태 이전(35%)에 보다 확대됐다.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 등 많은 국가들이 비접촉 결제의 한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기존 지급결제 서비스 외에 모바일 결제 앱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한 재난 긴급생활비를 모바일 형태로 발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 화폐 및 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디지털 지급 수단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호주의 30여개 지역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정책으로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