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9일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유동성 정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보다 직접적인 유동성공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채권전문가 89% "기준금리 동결" 전망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10명 중 9명은 금통위가 4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금리 동결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달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무제한 유동성 공급 대책까지 내놓은 만큼 그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봤다. 지난달 임시 금통위를 통해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됐던 만큼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채권시장지표(BMSI)는 111.0로 지난달 119.0보다 8포인트 내렸다. BMSI가 100 이상이면 시장이 호전, 100이면 보합, 100 이하면 악화를 의미하는데 기준금리 BMSI의 경우 100 이하면 인상, 100 이상이면 인하를 뜻한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 임시 금통위에 앞서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결론 낼까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방식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이어 증권사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 대출을 검토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 경색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이다.


이날 금통위에선 대출 여부 방안도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은행법 제80조에 따르면 금통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비은행 금융사에 대출이 가능하다.

한은이 비은행 금융회사 지원에 나선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 때가 유일하다. 당시 대출 자금은 한국증권금융(2조원) 신용관리기금(1조원)을 통해 증권사와 종합금융사에 들어갔다. 


지난 8일 CP 91일물 금리는 전일대비 보합인 2.18%를 나타냈다. CP 금리는 지난달 16일 1.36%에서 빠르게 올라 지난 2일 2.23%를 찍었다. CP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2일 이후 CP 금리는 차츰 하락(가격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손실 부담 원칙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한은법 80조를 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발권력이 특정 기업 지원에 동원된다는 '특혜 시비' 가능성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무제한 유동성 대책 등으로 CP 금리가 13일만에 하락했지만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 해소까지는 미흡했다"며 "일부 크레딧시장의 위축도 문제지만 수급 부담 등에 따른 국고채 금리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임기 만료를 앞둔 금통위원 4명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정하는 자리다. 이일형 위원(한은 추천), 조동철 위원(기재부 추천), 고승범 위원(금융위 추천), 신인석 위원(대한상의 추천)이 이달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후임자 발표는 이번주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