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현장. /사진=뉴시스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 폭락이 가세하며 올해 반등이 기대되던 해외건설 수주에 먹구름이 꼈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업체의 올해 해외수주 금액은 119억1876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 수주액인 224억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지역별로는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텃밭인 중동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아시아(47억288억달러→45억3592달러), 태평양·북미(3억967만달러→9000만달러), 유럽(5억2697만달러→9637만달러) 등은 큰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달리 중동 수주금액은 이날 기준 67억214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억422만달러)보다 743%나 증가했다.

하지만 올 2분기를 기점으로 해외수주 성장이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세계적으로 급증한 3월에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대유행)을 선언,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는 사이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진입하며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 적신호가 켜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종가였던 18.27달러 보다 305%나 폭락한 값이다. 국제유가 마이너스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 발주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을 유지해야 프로젝트 발주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유가 하락은 발주 지연으로 이어져 결국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절벽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인력 수급과 건설 기자재 공급망 악화 등으로 코로나19가 이미 해외건설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외 건설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 9개 국가에서 10개 사업장의 공사 발주가 연기됐다. 당초 지난달 말 발주 예정이던 아랍에미리트(UAE) 하일&가샤 가스전 개발 공사는 입찰이 연기됐다. 3월 말 예정이던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공사도 이달로 지연됐다.


페루 친체로 공항1단계 공사는 이달 말에서 5월 말로, 홍콩 통합 크리스천병원 공사는 3월 말에서 5월 초로 미뤄졌다. 올 2월 말과 3월 말로 예정된 카타르 담수발전 공사와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 시설 공사 입찰 역시 4월 말과 5월로 각각 넘어갔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전망치도 기존 28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건설 발주 지연과 취소가 우려되고 주력시장인 중동의 경우 유가 급락으로 인해 발주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비관했다. 이어 “올해 해외수주가 현재까지 호실적을 거뒀지만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2분기 이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