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5./사진=캐딜락코리아

미국적인 색깔이 짙은 캐딜락이 변화를 넘어 혁신을 택했다. 2020년 4월1일 한국시장에 내놓은 캐딜락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5 부분변경모델(이하 XT5)은 지금까지 알던 미국인을 위한 미국 차가 아니었다. 미국 차를 한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은 새로운 XT5가 낯설 것이다. 현가장치(서스펜션)가 단단하기로 유명한 BMW 자동차라고 착각할 정도다.

미국은 도심을 벗어나면 전반적으로 노면이 좋지 않고 수백㎞의 장거리 주행이 많은 편이다. 미국 차는 승차감을 결정하는 서스펜션을 유럽 차에 비해 부드럽게 세팅하는 경향이 강해 ‘물침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XT5는 이런 전통과 완전히 결별했다. 4년 만에 돌아온 XT5. 2박 3일간 XT5 시승을 통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캐딜락의 매력과 지향점을 살펴봤다.


같은 값에 더 큰 차

XT5는 프리미엄 럭셔리와 스포츠 두가지 트림으로 출시했다. 시승차는 스포츠였다. 프리미엄 럭셔리는 밝은 트림 디자인과 현대적 장식을 강조해 프리미엄 럭셔리 모델의 성격을 정의 내리는 모델이다. 스포츠는 어둡고 공격적인 외관으로 스포츠 모델의 성격을 강조했다.

XT5의 크기를 보면 중형SUV와 대형SUV 수요를 다 흡수하려는 캐딜락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중형SUV에 해당하지만 제원을 보면 준대형SUV에 가깝다. 경쟁모델은 BMW X3, 벤츠 GLC, 볼보 XC60 등 중형SUV가 거론된다. XT5의 전장은 4815㎜,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05㎜, 1685㎜로 경쟁자들보다는 크지만 한 체급 위의 모델보다는 약간 작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857㎜로 마찬가지다.

6000만원 후반에서 7000만원 중반 수입 중형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비슷한 금액을 지불하고 공간이 넓은 XT5를 선택할 수 있다.


고급과 여유로움 넘치는 XT5

XT5 공간과 인테리어는 여타 캐딜락 자동차와 다르다.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이 넘친다. 대형SUV XT6와 견줘도 부족함 없는 공간과 푹신한 착좌감은 장거리 주행도 자신 있게 만든다. 충분한 기울기 각도를 확보한 2열 시트는 성인부터 유아까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에는 골프백 3개가 충분히 들어가고 유아용 유모차 2개도 거뜬했다.

자연 흡기 엔진의 매력


XT5에는 동일한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8㎏·m를 발휘한다. 차세대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를 통해 제어되며 응답성을 올린 하이드로매틱 자동 9단 변속기, 특정 상황에서 실린더를 닫아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및 오토 스탑·스타트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부분변경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연속적 댐핑(Damping)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노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상황에 맞는 댐핑력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이날 기자는 경기도 성남시 곳곳에 소재한 비포장도로와 국도 위주로 60㎞가량 주행했다. 대부분의 요철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다.

동시에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감각적으로 본다면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한 것 같은 부드러움이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긴 편이지만 안정감 저하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부드럽지만 물컹거림은 없다. ‘물침대’라는 오명을 완벽히 털어낼 수 있을 정도지만 무작정 단단하지만은 않다.

핸들링도 좋은 수준이다.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운전자의 조작에 솔직하게 반응한다. 이 역시 고급스러운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성향에 따라 조금은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XT5./사진=캐딜락코리아


주행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속도를 높여 곡선구간에 진입하면 후륜이 살짝 빠지기도 하는데 4륜구동을 통해 불안한 감각을 줄였다.  새로운 XT5는 차량의 기능성과 직관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테크놀로지가 대거 적용됐다.

기기 조작에 익숙한 차세대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차량 곳곳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향상된 커넥티비티를 포함해 캐딜락 CUE(Creative Urban Explorer)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새로운 조그 기능의 로터리 컨트롤러를 추가해 버튼식과 터치스크린의 불필요한 중복을 보완했다. CUE 시스템과 모바일 기기 연동 시 원터치로 연결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근거리 무선 통신(NFC) 페어링 기술을 적용했다.

XT5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모두 고선명도(HD)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직관성을 높이고 선명한 그래픽을 제공하는 HD 클러스터를 비롯해 차량 후방 영상을 보여주며 후방 시야를 300% 이상 높여주는 HD 리어 카메라 미러는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하며 각도와 밝기 조절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량의 360도 모든 곳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HD 서라운드 비전이 장착됐다.

특히 열화상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을 보여주며 야간 주행 시 위험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나이트 비전, 더욱 부드러운 응답성을 보여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브레이킹을 포함해 활용성을 높인 자동 주차 어시스트, 전·후방 보행자 경고 및 긴급 제동 등 첨단 테크놀러지는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도와준다.

모든 트림에 적용된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사운드 시스템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적용돼 극한의 상황에서도 섬세하고 파워풀한 음질을 전한다. 새로운 스테인리스 스틸 스피커 그릴과의 조화로 심미적 가치를 더했다. 또한 뒷좌석 2열에도 2개의 USB포트가 탑재돼 있고 콘솔 암레스트 아래쪽에는 15와트까지 제공하는 2세대 무선 충전 패드가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