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투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제주항공 또한 체불임금 등 비용 문제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인수가 어려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인수를 검토하던 지난해 3분기보다 10배가량 높아졌다.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에게 주지 못한 체불임금만 2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명동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명동에선 그 책임을 정부 쪽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무리한 인수정책을 쓰면서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명동시장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광주, 이스타항공은 군산을 각각 기점으로 둔 항공사”라며 “이들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지나치게 정무적 판단을 해 너무 나섰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을)이 창업한 기업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체불임금을 대신 갚아줘야 한다며 이 의원의 책임론까지 부각되는 상황이다.

명동에선 이스타항공이 어려워진 배경에 이 의원을 지목한다. 또 다른 명동시장 관계자는 “이 의원이 2018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앞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함께 했던 보좌진을 대부분 이스타항공 임원으로 보냈다”며 “주요 사항을 결정해야 하는 임원들이 전문성 면에서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인터빌
정부의 지원이 항공사에만 집중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들 기업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항공산업 관련 서비스기업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3조원대의 지원을 받는데 비해 업체수만 10개 이상인 지상조업사에 대한 지원금은 1조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미 이스타항공이 출자한 지상조업사 이스타포트의 경우 폐업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면세점, 여행업 등 서비스 업종은 코로나19 직격탄에도 정부의 직접 지원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 업종의 기업도 항공업과 마찬가지로 무급휴직과 휴업에 들어갔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선 이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도 철수 중으로 물 건너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항공사가 아닌 항공업을 정말 살리려는 생각이 있다면 국유화 등 빠른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며 “자칫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체불임금 문제까지 불거지면 대책이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8호(2020년 6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