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평가 및 민생경제 위기진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미래통합당이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올 하반기 대규모 3차 추경을 추진하는 정부는 물론 여당의 반대가 예상돼 국회 문턱을 넘을지 관심을 모은다.

7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추 의원은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등의 재정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제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추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대표 정통 경제관료 출신 국회의원이다.


이번 개정안은 전쟁이나 재난, 대량실업 등의 사유로 국가채무비율이 45%를 초과할 경우 세계잉여금(초과세수+지출불용액)을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지출해 국가채무비율 45% 이하를 준수토록 했다. 이후 국가채무비율이 45%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5년 동안 국가채무를 감축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2년마다 8대 사회보험 장기재정추계와 국가재정의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해 그 결과를 공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채무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해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 공공부분 부채관리계획까지 첨부토록 하고 국세감면율(국세감면액을 국세수입총액과 국세감면액의 합으로 나눈 것) 법정한도 준수를 의무화해 재정정책을 집행함에 있어 정부의 책임을 강화했다. 국세감면율의 법정한도는 직전 3년 국세감면율 평균에 0.5%포인트를 더한 수치다.


IMF가 1985년부터 2015년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선진국 29개국을 비롯해 33개의 개발도상국과 23개의 저소득 국가까지 총 85개국이 재정준칙을 도입, 과도한 정부의 재정남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도 개정안 통과로 재정준칙이 도입되면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 마련은 정부가 올해 대규모 1, 2차에 이어 3차 추경을 추진하면서 국가부채가 불어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고 정부와 가계, 기업 부문을 합친 한국의 총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추 의원은 총부채 증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도 하락 등은 물론 자금 유출 등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국가재정 운영의 기준을 담은 재정준칙이 법제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은 선진국과 국가채무 외에도 가계부채, 기업 및 공기업 부채, 연금 충당 부채 등 국가채무에 반영되지 않은 빚이 많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540조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237%에 달한다. 따라서, 정부가 대규모 추경 등 재정확대로 국가채무비율이 급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회수, 국채 매도로 시작해 원화가치 하락과 주가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앞서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원안대로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4년만에 7.7%포인트 증가하며 이는 1997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