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계약 이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유다. 채권단은 먼저 요구조건을 제시하라고 답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할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사진은 정몽규 HDC 회장. /사진=뉴스1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점에서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보다 악화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에 난색을 표한 것. 사실상 인수가격을 낮춰달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할매각을 통해 가격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재협상 요청에 대해 "서면으로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은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도 "현산 측이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HDC현대산업개발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계약 이전과 현 상황이 다른 만큼 원점에서의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020년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만6872%에 달한다. 지난해 1795% 수준이던 부채비율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순차입금과 순손실이 증가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할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기존의 통매각 방식에서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떼어낼 경우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인수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 종식된다고 해도 여행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번 딜이 무산될 경우 새로운 인수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HDC현산 측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