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이17일시행됐다. 사진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방안이 법과 시행령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철강산업을 위한 첫 특별법이라는 상징성에도 실질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 빠진 데다 핵심 제도 상당수가 향후 고시에 위임돼 있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이날 시행됐다.

K스틸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국의 관세 강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확대 등에 대응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정부의 중장기 육성계획 수립과 저탄소철강 인증제 도입, 특구 지정, 사업재편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특별법을 통해 철강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아온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방안이 법과 시행령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으로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특히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 경우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1㎾h당 105.48원에서 올해 1월 190.09원으로 약 80%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동결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는 이미 누적된 전기요금 인상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철강업계는 K스틸법이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에너지 비용 부담을 완화할 실질적인 지원책이 빠졌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고 있다.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법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탄소철강 인증제다. 특별법은 일정 기준을 충족한 철강제품에 대해 저탄소철강 인증을 부여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저탄소철강 제품의 수요 창출을 위해 우선구매 등 지원 시책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실제 인증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로와 전기로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지, 제품 단위당 탄소배출량 기준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지, 공급망 배출량(Scope3)을 반영할지 여부 등이 모두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시로 정해질 예정이다.

포항과 광양, 당진 등이 관심을 보이는 저탄소철강특구 역시 세부 기준이 남아 있다. 시행령은 산업 집적 효과와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전문인력 확보 용이성 등을 특구 지정 요건으로 제시했지만 투자 규모나 생산능력 등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포함하지 않았다.

사업재편 특례 역시 향후 운영 기준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사업재편 승인기업에 대해 기업결합 심사기간 단축과 공동행위, 정보교환 관련 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어떤 경우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세부 판단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K스틸법이 국내 최초의 철강산업 전용 특별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실제 정책 효과는 향후 마련될 인증 기준과 특구 지정 기준, 사업재편 운영 기준 등 후속 제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전기요금 부담과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법 시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