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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집주인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분쟁 중에 단골메뉴가 '생활하자의 원상복구 범위'다. 임대차계약서상 세입자 과실에 의한 파손은 변상 의무를 진다. 다만 수년간 생활하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생활하자는 집주인이 수리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기준이 모호해 잦은 분쟁의 원인이 된다.
같은 하자라도 집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는 것. A씨의 경우 원상복구 문제만 놓고 집주인과 다툰 것이 아니다. 전셋집 벽에 곰팡이가 생겨 가구와 옷이 손상됐는데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더니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않은 세입자의 과실이라며 보상을 거부했다.
A씨는 "어린 아이가 사는 집이라 하루도 환기를 안시킨 날이 없고 빌라 전체가 곰팡이 문제를 겪는 만큼 건물 하자가 명백한데 집주인의 책임은 회피하고 보상만 요구하는 건 갑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결국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과연 보상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임대차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범위와 관련한 분쟁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당사자간 합의로 끝나거나 집주인이 분쟁 참여를 거절해 세입자가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주인이 분쟁 참여를 거절하는 경우 세입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지만 배상금액이 소액인 데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만큼 세입자 쪽에서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조정위의 설명.
무엇보다 세입자의 최대 약점은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과 분쟁 해결에 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곰팡이를 예로 들면 건물의 단열 문제인지 세입자의 관리부실인지 전문가가 직접 현장감정을 해야 한다. 이 비용을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데 배상금액보다 클 수 있다.
전세금 반환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세입자 입장에선 수십만원이나 수백만원의 비용 때문에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금을 볼모로 잡힐 수가 없다. 실제 A씨의 경우 이사 당일에 기존 전세금을 돌려받아 새 집주인에게 송금해야 입주할 수 있었는데 분쟁으로 인해 두시간여 지체되며 다툼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이번 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 B씨는 "하자 보상금액과 비교해 훨씬 큰 전세금이 걸린 문제라서 서로 합의 하에 적정 수준을 변상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만약 소액 분쟁으로 인해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거부하고 이사가 지체되면 양쪽 다 금전적인 손해가 크다 보니 법원까지 가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입자 입장에선 보상이 억울할 수 있지만 집주인 역시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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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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