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청 전경./사진=합천군
경남도내 지자체가 상반기 승진인사를 속속 발표하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 승진인사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공무원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하며 심지어는 군의원과 공무원이 충돌해 법적대응을 시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논란이다.

경남 의령군은 오영호·이선두 두 전직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동시 구속돼 현재 권한대행 체제다. 때문에 마땅한 선장이 없는 공직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이선두 전 군수가 단행한 지난 인사를 두고 금품설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지역 시민단체에서 군수권한대행 인사 조치와 수사를 촉구했다.


이는 구속된 이 전 군수의 입김이 이번 인사에까지 미친다는 지역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이라는 시민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의령군은 매번 인사철이면 5급 사무관 승진 관련해 온갖 잡음이 난무했다.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도 우려한 대로 공직내부는 물론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일부 승진이 석연치 않다는 여론이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관행처럼 이어온 인사비리 의혹에 대해 정식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군수의 공직자 재산공개를 볼 때 고액 변호인 선임료, 불법정치자금 변재 등의 출처가 불분명해 인사 관련 금품수수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임 군수 3명 줄줄이 사법판단



현재 의령군은 지역 농산물 유통 기업인 토요애유통 관련해 오영호·이선두 두 전직 군수가 구속된 것을 비롯해 김채용 전 군수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3대 군수가 내리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창녕군은 인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적하는 군의원과 민원인을 향해 공무원이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실명을 거론하며 비하 발언의 글을 올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해당 의원과 민원인이 법적대응을 시사하고 나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형국이다.

창녕군의회 조미련(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인사발표가 있은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창녕군 인사를 보며 탄식한다. 그냥 울고 싶다. 열심히 해도 대상자에도 오르지 못한 직원들 얼굴이 떠오른다”면서 조 의원이 인사를 두고 불만을 내포한 공직사회를 대변하는듯한 발언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5급 승진 대상자 중에 6급 보직자 5~10년 된 직원이 10명이 넘는데 고작 1~2년 전에 6급 보직을 받은 공무원 등이 승진됐다며 형평성을 제기했다. 이는 승진대상에 이름을 올린 한 공무원을 빗대어 한 것으로 비쳐진다.

코로나 19확산을 불러일으킨 대구 신천지 사태 당시, 민원인에 대해 불친절하게 응대해 국민국익위원회에 진정된 인물이다.

하지만 다음날 이에 반발한 공무원 등이 잇따라 조 의원과 민원인 A씨를 싸잡아 실명을 언급하고 ‘함량미달, 고질민원’이라고 비난하며 비하발언을 쏟아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 의원과 해당 민원인이 발끈하며 법적대응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2일 만나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밤마다 술마시고 인맥 말들어라'



합천군의 경우는 더욱 특이하다. 고위직 승진인사를 두고 잡음이 도는 타 지자체와는 달리, 하위직 인사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더욱이 고위직 공무원의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지역사회가 시끌박적한 상태에 터져 나온 인사 논란으로 공직사회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16일 인사발표 직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게시판에는 승진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문준희 군수의 인사를 정면 비판하는 동시에 군의회, 공무원노조, 지역 언론 등의 역할에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22일 전공노 합천군지부는 “보건소장의 이른바 ‘갑질’사태의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대상자들이 5급사무관으로 승진했으며 음주로 난동을 부리고 읍·면장 상조회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자가 승진하는 사례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공노는 하위직 승진인사에 특정인과 특정부서를 배려하는 등 원칙과 기준 없는 인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육아휴직에서 복직해 곧 바로 6급 승진을 비롯해 승진순위가 높은 선배를 제치고 7급으로 승진한 고위공무원 자녀를 언급하며 기준 없는 인사라고 치부했다.

앞서 전공노는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면 바보가 된다. 격무부서 밤낮 근무 고생한 것 아무도 안 알아준다. 주위평판, 업무능력 아무 소용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노조가 바라본 합천군의 인사기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공노는 성명서에서 승진의 해법으로 ‘4년 마다 찾아오는 로또를 잘 잡아라, 금수저로 태어나라, 이것저것도 안 되면 밤마다 술 마시고 없는 인맥을 만들어라’는 등의 5대 안을 제시하며 원칙 없는 인사를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