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확충을 위한 발행주식 총수와 전환사채 한도를 늘릴 것을 의결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올 상반기 내 재협상을 포기하고 딜 클로징(거래 종료) 시점을 미룰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7일까지 거래를 완료하기로 약정했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의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27일이다.

지금까지 해외 기업결합 승인 대상 6개국 가운데 러시아만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HDC 입장에선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주가도 하락, 당초 HDC가 약정한 2조5000억원의 인수금액도 거품이란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인수가격을 낮추는 건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다.

HDC는 아시아나항공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1분기 1만6126% 급증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말과 올 1분기를 합해 8000억원 이상으로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21일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7000억원의 추가 차입 및 차입금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 주주총회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추가 차입을 승인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부실 계열사에 대한 1400억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

HDC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선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한 점이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 HDC 관계자는 "계약 체결 이후 4조5000억원 이상의 부채가 증가한 상황에 앞으로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차입금 증대, 자본잠식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에 제공해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