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며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오디오 시네마 '남과 여'를 청취해봤다. (재생화면 갈무리)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나 너무 열받아가지고, 너 뺨이라도 한 대 갈기려고 나온건데 네 얼굴보니까 왜 좋냐."

'웬일이니….' 배우 김동욱의 대사가 귀에 꽂히는 순간, 설렘에 하마터면 설거지하던 그릇을 손에서 놓칠뻔했다. 카페에서 8시간을 기다려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연인 때문에 화가 잔뜩 났지만 막상 연인을 보게 되니 서운함이 눈녹듯 사라진 남자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기자가 집안일을 하며 '듣고 본' 이 영화는 지난달 18일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선보인 오디오 시네마 '남과 여'의 한 장면이다.


◇선입견 깬 '오디오 시네마'…한마디로 "만족"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대한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다. 플랫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오디오 시네마, 오디오북이 과연 기존 영화와 도서를 대체할 수 있겠냐는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었던 탓이다. 영화는 귀 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 눈으로, 책 또한 '페이지를 넘기는 맛'이 충족돼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었다.


반신반의했던 영화·도서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로 결심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핑계가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라는 배우 김혜수의 말 때문이었다. 구독형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의 광고에서 나오는 이 말은 최근 기자가 책을 얼마나 훑어봤는지를 뒤돌아보게 했다.

서비스 이용을 결심한 뒤 윌라와 네이버 오디오클립, 밀리의 서재를 각각 살펴봤다. 윌라와 밀리의 서재의 경우, 오디오북에 초점을 맞춘 듯한 깔끔함이 좋았지만,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이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측에서 내세우는 강점이기도 하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관계자는 "현재 오디오북에 팟캐스트 같은 오디오 콘텐츠까지 함께 운영하는 플랫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디오클립은 지난달부터 오디오 시네마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웹툰 원작의 '남과 여'를 비롯해 '두근두근두근거려', 웹소설 원작의 '그대 곁에 잠들다'가 대표적이다.

오디오 시네마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밀고 있는' 콘텐츠다. 궁금함에 먼저 손이 갔다. 낯선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니 알려진 배우들의 이름에 눈이 꽂힌 탓도 있었다. 그렇게 배우 김동욱·강소라가 주연을 맡은 '남과 여'를 4편 정도 들었다. 이용 결과는 한마디로 만족스러웠다.


적절한 효과음을 통한 장소 표현, 감정선에 맞는 음악 등이 배우들의 연기와 어울려 말 그대로 눈앞에 영상이 그려졌고 분량 또한 길어야 최대 10분을 조금 넘는 터라 부담스럽지 않았다. 어렸을 적 종종 들었던 라디오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만족감을 안고 배우 이제훈·유인나 주연의 '그대 곁에 잠들다'도 4편 정도 더 청취했다.

처음에는 노트북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했다. 집안정리를 하며 듣고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말이 떠올랐다. 설거지를 할땐 물소리 때문에 노트북 음량을 최대치로 키워도 잘 들리지 않아 무선이어폰을 사용했다. 확실히 집중도가 높아졌다. 주변 소음이 그리 크지 않다면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또는 운동을 하면서 이용하기에도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홈 화면. 상단에 소설가 구병모의 '한 스푼의 시간'이 소개되고 있다. (화면 갈무리) © News1 조소영 기자

◇아쉬웠던 오디오북…읽은 책 거듭 즐길땐 "OK"

오디오 시네마에 비해 오디오북은 다소 아쉬웠다. 마침 재미있게 읽었던 도서 '위저드 베이커리'의 소설가 구병모의 '한 스푼의 시간'이라는 책이 무료로 올라와있길래 청취했지만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낭독자의 발음은 명확했으나 마치 감정 없는 인공지능(AI)이 읽는듯한 느낌에 왜인지 모를 거북함이 느껴졌다.

익숙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른 콘텐츠를 찾아 들어봤다. 여러 번 접했던 소설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청취했다. 이 또한 처음에는 비슷한 이유로 집중이 잘되지 않았지만, 차차 적응이 되면서 책 속에 빠져들었다. 기자에게는 한 번 읽었던 책을 또 다른 방법으로 즐기기에 오디오북이 적합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단에 '스크립트북'이라고 쓰인 오디오북의 경우, 책처럼 내용을 볼수도 있게 돼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는 오디오 시네마, 오디오북 외에 어학, 강연 등의 콘텐츠는 물론 라이브 방송 콘텐츠도 있다. 일련의 수많은 콘텐츠들 중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알려진 '이수정·이다혜의 범죄영화프로파일'을 한회 선택해 들어봤다. 결과는 성공.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조곤조곤한 말투가 귀에 꽂혔고 기존 영화들을 현실사회에 비추어 풀이해주는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2016년 출시 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비 월간 청취자수가 2배 성장했고 연재 채널 개수 또한 2019년 1569개에서 올해 3059개로 2배가 뛰었다. 올해 3월 기준, 1월 대비 방문자가 72% 상승했고 오디오북 거래액도 2월 대비 16%가 올랐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오디오클립의 사용량 또한 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