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여부가 결정되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린 제26차 상임위원회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류품으로 발견된 휴대전화 포렌식이 중단되면서, 수사기관에 자료를 요청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됐던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전날(30일) 박 전 시장의 유족 측의 휴대전화 포렌식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에 따라 포렌식 절차는 유족 측이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낸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 일시 중단된다.


경찰은 지난 9일 새벽 박 전 시장의 사망장소에서 발견된 업무용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해왔다. 지난 22일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잠금장치가 예상보다 빨리 풀리면서 포렌식은 박 전 시장 관련 사건을 규명할 결정적 증거로 주목돼 왔다.

해당 휴대전화는 박 전 시장이 마지막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박 전 시장이 실종된 9일과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8일 행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포렌식을 통해 얻은 증거는 박 전 시장의 사인을 규명하는 데만 사용할 수 있지만, 성추행과 피소사실 유출 의혹의 실체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포렌식 중단으로 경찰의 수사는 물론 인권위 직권조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인권위는 전날 직권조사를 개시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와 방조·묵인 등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는 사건 관계자의 출석을 강제할 수 없다. 증거자료 역시 당사자가 협조하는 수준에서만 확보할 수 있다. 대신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에 자료를 요청해 혐의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 포렌식 중단으로 차질이 생긴 셈이다.

인권위는 이런 전망에 대해 "조사가 막 시작된 단계라 구체적인 조사 내용, 방법 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직권조사를 개시한 인권위는 관련 자료를 검토하며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구성하고 있다. 직권조사팀은 7명 내외의 인원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법에 따라, 앞으로 인권위는 피해자와 박 전 시장의 이른바 '6층 사람들'인 정무라인 등 사건 당사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인권위 직원들이 직접 서울시청을 방문해 현장조사 등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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