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김모씨의 가방이 발견된 인천 강화군 월곶리의 한 배수로. 김씨는 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뉴스1

군 당국이 탈북민 김모씨(25의) 월북 상황을 포착했음에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해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강화도 월북 사건에 대한 전비태세검열실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조치했음을 전했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8일 오전 2~5시 사이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한강으로 입수한 뒤 조류를 이용해 북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서 김씨는 군의 감시장비에 총 7회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의 조사 결과 사건 당일 김씨로 추정되는 영상이 감시카메라에 5회, 열상감시장비(TOD)에 2회 포착됐다. 하지만 감시병은 이를 식별하지 못했다.

합참 측은 이에 대해 당시 감시병이 인식하지 못했고 군 감시장비 전문가가 출발 지점과 시간을 특정해 조류와 예상 이동경로를 근거로 녹화 영상을 수차례 반복해 표적영상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TOD 장비에 포착된 장면은 각각 김씨가 북한 지역에 접안해 물에서 나오는 장면과 개풍군 선전마을로 걸어가는 장면이다. 모두 2초 정도의 찰나인데 마을에서 걸어가는 모습의 경우 통상적인 인원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참은 밝혔다.

TOD 장면의 경우 운용병이 수동으로 자신이 확인해야 할 지점을 찍어 작전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비가 이동할때 영상이 촬영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군은 김씨가 한강 입수전 18일 오전 2시18분쯤 택시를 타고 하차해 연미정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포착하고도 별다른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당시 200m 거리에 있던 민통선 초소 근무자가 택시 불빛을 보고도 이를 확인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배수로 역시 총체적으로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 철근과 윤형철조망으로 구성된 이중 장애물이 있었지만, 낡고 일부 훼손돼 '보통 체구의 사람'이 통과 가능한 상황이었다. 지침상에는 매일 점검하도록 돼 있으나 조사 결과 실제로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이런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지휘 책임이 있는 해병대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을 엄중 경고하는 한편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해임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주요 직위자에게 경계 실패 책임도 묻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