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외국인 다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과열되며 외국인들의 국내 아파트 취득 건수가 증가하자 정부가 칼을 뽑아들었다.

국세청은 주택임대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외국인들의 국내 아파트 취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가 3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2020년 5월까지 2만3219명의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 2만3167채(거래금액 7조6726억원)를 취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인(1만3573건), 미국인(4282건)이 가장 많았으며 이후 캐나다, 대만, 호주, 일본 순이었다.


취득 지역을 확인해 본 결과 서울이 4473건, 거래금액 기준 3조 272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도가 1민93건(거래금액 2조7483억원), 인천시가 2674건(거래금액 6254억)로 뒤를 이었다.

두 채 이상의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1036명이었다. 2주택자가 866명으로 가장많았고 3주택자는 105명이다. 4주택 이상도 65명이나 됐다. 이들이 취득한 아파트는 총 2467채다.

외국인 소유주의 아파트 실거주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전체 취득 아파트 23,167건 중 소유주가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는 7569건(32.7%)에 이르렀다.


혼자 42채를 보유한 사례도 있었다. 미국 국적의 외국인 A(40대)는 2018년부터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의 소형 아파트 42채(67억원 상당)를 갭투자 방식을 통해 집중 취득했다.

A가 보유한 아파트 중 일부는 주택임대업 등록을 하지 않아 임대소득을 과소 신고한 혐의도 받는다. 또한 A는 아파트 수십 채를 취득할 만큼 한국 내 소득이 많거나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아파트 취득 자금출처가 불분명하다.


중국인 B씨(30대) 유학목적으로 입국해 수도권에 거주하며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 및 경기, 인천, 부산 등 전국 여러 곳에서 아파트 8채를 취득하고 이중 7채를 전·월세로 임대했으나 임대수입을 신고 누락했다.

외국인도 국내 아파트를 취득·보유·양도하는 경우 내국인과 동일하게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셈이다.

국세청은 임대소득 탈루는 물론 취득자금 출처, 양도소득 탈루 혐의 등을 철저히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외국인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국내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에 대해서는 조세조약 등에 따라 해당자의 거주지국 국세청(과세당국)에 관련 내용을 정보교환 형태로 통보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국자본에 의한 부동산(아파트) 가격 상승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투기성 보유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세무검증을 실시하겠다”며 “부동산 관련 세금 탈루에 대해서는 내국인·외국인에 대한 구별 없이 엄정하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