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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사실상 발표만을 남겨뒀다던 인천유나이티드와 이임생 감독의 계약이 불발됐다. 허탈한 웃음이 나올 정도의 미숙한 일처리였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빨리 수습해도 부족한데 계속 헛발질을 하는 통에 선수들도 팬도 힘이 빠지고 있다.
지난 5일 인천 구단은 축구계 이슈 중심에 있었다. 신임 사령탑 선임 소식이 들려왔는데, 그 대상이 지난달 수원삼성에서 물러난 이임생 감독이라 시선이 많아졌다.
당일 오전 인천 측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나 이임생 감독 선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면서도 "늦어도 내일 오전 중으로는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보도들을 종합할 때 형식적 절차만이 남아 있었고 지난 6월27일 임완섭 감독이 사퇴한 후 공석이던 인천의 사령탑 자리는 그렇게 이임생 감독으로 채워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반나절 사이 급변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5일 오후 9시20분 쯤 뉴스1과의 통화에서 "차기 사령탑으로 모시려했던 이임생 감독과의 협상이 마지막에 틀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큰 틀은 다 합의됐다. 연봉이나 계약기간 등은 뜻을 모았다. 하지만 세부조건에서 이견이 있었다"면서 "8시가 좀 넘은 상황에서 최종결렬을 선언했다"고 알렸다. 그야말로 막판에 '없던 일'이 된 셈이다.
사실 이임생 감독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인물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여러 감독이 후임자 물망에 오르내렸으나 그간 이임생 감독 이야기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 감독이 수원을 떠난 시점이 7월 중순이다. 최근에 급박하게 진행됐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단 '최고위층'에서 이임생 감독을 적극적으로 밀었다"면서 역시 갑작스럽게 진척된 일이라는 뜻을 표했다.
요컨대 이임생 감독 영입 추진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을 중심으로 하는 내부 시스템의 작품이 아니라는 게 축구인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실제 이천수 실장도 자신의 SNS에 "지친다.. 꼭두각시.."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적어 말 못할 괴로움이 있음을 에둘러 전했다. 그래도 강행했다. 5일 오후 구단 이사회를 마련해 뒀다는 게 그 방증이다. 계약서 사인 후 형식적 승인을 거쳐 6일 오전 발표하는 스케줄을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틀어졌다.
계약이 결렬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부조건'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으니 추측에서 그칠 일이다. 접근 가능한 것은 '여론에 대한 부담'이다. 인천 관계자는 "이임생 감독이 돌아가는 여론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부분을 포함, 이해되지 않은 대목이 여럿이다.
일단 이임생 감독도 자유롭지 않다. 최종적으로는 뜻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전혀 없진 않았으니 구단의 제안을 받고 심사숙고 했다. 이는 곧 다시 현장으로 뛰어들 의지가 있었다는 의미다. 누누이 제기된, 특정 팀을 이끌다 물러난 지 20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굳이' 지금 욕심을 낼 필요가 있었을까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아직은 젊은 감독(49)이다. 수원에서의 성과가 그리 좋지는 않았으나 수원이 이임생이라는 지도자의 마침표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의 제안이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급했다는 지적이 들린다. 시도하려다가 여론이 좋지 않으니 발을 뺀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앞서 비슷한 예가 있어 또 그렇다.
이임생 감독은 과거 인천을 맡을 뻔한 적이 있었다. 싱가포르 홈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2014년 12월 이임생 감독은 인천 구단의 제안을 받았고 실제 선임됐다는 발표도 있었으나 스스로 입장을 철회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전임 김봉길 감독의 해임 과정에서 잡음이 많아 후임으로 자리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게 이유였다. 형태가 좀 비슷하다.
인천은 한 달 사이 두 번째 실수다. 임완섭 감독이 물러났을 때 구단은 투병 중인 유상철 명예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고위 관계자와 유 감독이 미팅도 가졌다. 그러나 여론이 크게 반대하자 화들짝 놀라 빠르게 입장을 철회했다. 촌극의 연속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우를 범했다. 구단 내부에서는 "여론이 이렇게 좋지 않을 줄 몰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판세가 어찌 돌아가는지 모른 채, 손에 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칼을 뽑았고, 칼을 뽑았다면 무라도 썰어야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채 머쓱하게 도로 집어넣었다.
가뜩이나 비틀거리는 시즌인데 팬도 선수들은 또 힘이 빠진다. 인천은 다시 새 감독을 구해야한다. 반복된 실수와 함께 이전보다 더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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