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중심으로 '용기내챌린지'가 조용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 류준열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한 용기내챌린지는 마트에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포장 없이 직접 들고 온 용기에 물건을 담는 환경 캠페인이다. 플라스틱 제품 등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자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와 같은 골자다.
지난해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3사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만 연간 658톤에 달했다.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포장 없이 장보기가 가능할까. 기자도 집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챙겨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수지점으로 향했다.
이마트 내 진열된 상품 대부분은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포장이 돼 있었다. /사진=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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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재료 중 포장 안된 건 '당근'…직원도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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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는 시작부터 난관이 예상됐다. 장을 보러가기 전 챙겨야 할 용기 수를 알기 위해 메뉴와 재료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메뉴는 김밥으로 설정했고 ▲부추 ▲당근 ▲오이 ▲깻잎 ▲햄 ▲맛살 ▲단무지가 필요했다. 에코백과 크고 작은 플라스틱 용기를 각각 1개씩 챙겼다. 용기의 부피가 커 마트를 들어설 땐 이미 장을 보고 나온 만큼 짐이 많았다.
의도적으로 포장이 안된 식재료를 구매하려니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무와 수박, 아보카도, 파프리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닐 혹은 플라스틱 포장에 담긴 상태였다. 당초 구매하려던 식재료 중 용기에 담을 수 있는 건 당근 뿐이었다.
흙당근이 담긴 플라스틱을 받아들고 어디에 바코드를 찍을지 고민하시는 직원분의 모습. /사진=강소현 기자
장보는 시간도 약 1.5배 정도 증가했다. 무엇보다 포장 안된 식재료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찾은 후엔 무게를 직접 측정해 가격표를 뽑아 집에서 들고온 용기에 붙여야 했다. 포장 안된 식재료가 한정된 것이 아쉬웠다.
기자처럼 따로 용기를 챙겨온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계산을 하던 직원도 '흙당근'이라 적힌 가격표가 붙은 플라스틱 통을 한참 들여보더니 "당근이 이 안에 들어가 있나보다"라며 당황스러워했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지만 확실히 비닐과 일회용 용기 등의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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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대형마트 중 '최고점' 이마트, 플라스틱 감축 노력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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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방문한 이마트는 국내 5대 대형마트 중 플라스틱 감축 노력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 3월 발표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를 제외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등 4곳은 최하점인 F점수를 받았다. 가장 나은 점수를 받은 이마트 역시 C점수에 그쳤다. 평가기준 중 하나인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에서도 ▲이마트 B점 ▲홈플러스·하나로마트·메가마트 D점 ▲롯데마트 F점 등을 받았다.
제품의 상품성 때문에 포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업체 측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포장을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상품성 때문"이라며 "딸기처럼 유통과정에서 상처가 나기 쉬운것들은 포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포장은 제조업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관여할 수 없다. 주체는 제조업체라는 것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 3월 발표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를 제외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등 4곳은 최하점인 F점수를 받았다. /사진=그린피스 제공 이와 관련 그린피스는 먼저 소비자의 움직임을 부탁했다. 용기내챌린지 역시 이 같은 취지라는 것이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 달라는 요구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대형마트가 플라스틱 없이 장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용기내야 한다. 대형마트가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직시하고 제조사와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면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용기내챌린지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2015년 바다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영상이 공개되면서 종이빨대가 대안책으로 제시됐다. 높은 단가에 현실화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초반의 지적과 달리 종이빨대 사용은 이제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일회용 사용 없는 장보기 역시 이 같은 일상으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플라스틱 용기로 김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살 수 있기를 기원하며 기자가 만든 김밥. /사진=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