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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이는 업태가 있다. 편의점이 바로 그 주인공. 기본적인 생필품 판매는 물론 택배·배달·세탁·금융·보험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장착한 덕분에 편의점은 지난 32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편의점업계의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 소매점을 넘어 생활 종합 플랫폼이자 ‘인싸’들의 집합소가 됐다. 그야말로 ‘편의점 만능시대’다.
‘트렌드 1번지’ 된 편의점… MZ세대 잡았다
최근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는 편의점 신상품 후기가 넘쳐난다. 편의점업계가 앞다퉈 내놓는 이색 신제품, 특히 업체별 단독 출시 상품을 구매하고 시식평을 촬영하거나 작성하는 식이다. 신상품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 여러 곳을 발품 파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제품군은 젤리다. GS25는 지난달 업계 단독으로 ‘똥모양구미’와 ‘단무지모양젤리’를 출시했다. 과일이나 캐릭터 모양이 주를 이루는 젤리 시장에 괴상한 모양의 젤리가 등장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두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젤리 카테고리 4위와 7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달 ‘참치회 젤리’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일식집에서 먹는 참치회 모양을 본딴 젤리에 락교, 와사비 모양 젤리도 함께 넣어 재미있게 연출했다. 이마트24에서는 보석젤리, 삼겹살젤리 등 이색 젤리제품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3.5% 증가했다.
해외 유명 간식도 국내 편의점에 들어오면서 ‘인싸’들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0월 GS25는 독일 젤리회사 트롤리의 ‘지구젤리’를 공수해 초도물량 100만개를 일주일 만에 판매했다. 같은 시기 CU가 한정 판매한 초코볼 ‘몰티저스’는 1만개 물량이 점포에 진열된 지 하루 만에 90% 이상 팔려나갔다. 당시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밀려드는 소비자 요청에 물량을 확보하려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전국, 아니 전세계 맛집이 ‘편의점’에
편의점 신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별 단독 출시도 활발하다. 식품업계와 손잡고 상품을 개발해 자체 브랜드(PB)로 내놓거나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출시한다. 편의점 업체별로 PB 상품 제작 요청이 이어지면서 손이 바빠졌다는 게 식품업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CU가 소맥분 제조업체인 대한제분, 수제맥주업체인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업계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다. 이 제품은 지난 5월 출시된 지 3일 만에 초도 생산 물량인 10만개가 완판됐다. 이후 일주일 동안 30만개가 팔렸고 현재까지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는 물론 국산 맥주 판매량 10위 안쪽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의 협업 노력 덕분에 전국 각지에 있는 맛집과 유명 카페도 편의점 안에 들어왔다. GS25의 ‘강릉초당 순두부 아이스크림’, CU의 ‘호랑이라떼’, 세븐일레븐의 ‘송탄 영빈루 짬뽕’ 등이 특정 지역 맛집과 협업한 상품은 매출 상위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편의점의 협업은 국경을 넘나든다. 세븐일레븐이 베트남 대표 카페 브랜드인 콩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코코넛 스무디 커피를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한 ‘코코넛 소프트’, GS25가 대만의 밀크티 브랜드인 타이거슈가를 PB로 선보인 ‘유어스 타이거슈가 흑당밀크티’ 등 각국 현지의 맛까지 편의점 안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
이런 제품은 소비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유명 맛집이나 카페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인근 편의점을 통해 쉽게 유행에 접근할 수 있고,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재미있는 상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떴다’하면 바로 출시… 비결은?
편의점이 MZ세대를 끌어 모은 건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본사에 데이터분석팀을 따로 두고 일 단위로 시장을 조사한다. 덕분에 소비자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신속하게 상품 개발 및 판매에 나선다.
실제로 지난 2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채끝 짜파구리가 인기를 끌자 GS25는 곧바로 관련 기획 상품을 출시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 나흘 만에 짜파게티와 너구리, 채끝살, 부채살로 구성된 상품을 내놓은 것. 이 상품은 당시 모바일 앱을 통해 하루 200개씩 한정 판매했는데 행사 기간인 5일 내내 1~2분 만에 매진됐다.
지난 6월에는 ‘1일1깡세트’로 톡톡한 매출 효과를 봤다. 가수 비의 노래 ‘깡’이 실시간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등인기를 끌자 GS25는 새우깡·고구마깡·감자깡 등으로 구성된 세트를 출시하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덕분에 편의점 공식 유튜브 계정의 구독자 수는 다른 유통채널 계정에 비해 많은 편이다. 현재 CU 유튜브 구독자 수는 30만명, GS25는 22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달리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계정은 구독자 수가 10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편의점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트렌드 선점을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편의점 매장 수가 5만개에 육박하며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출점 자율 규약으로 더 이상 매장 수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 이에 업계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와 SNS의 확산으로 이색 신제품을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개발해 10~20대 소비자들을 포섭, 경영주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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