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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해 최종 성적 12승12무14패로 정규리그 8위에 그친 수원은 2016년에 이어 또 한 번 하위스플릿(파이널B)에서 가을을 보내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절치부심,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각오로 출발했으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3승5무7패 승점 14점. 참가 12개 클럽 중 11위. '하나원큐 K리그1 2020' 시즌을 15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수원삼성의 주소다. 수원보다 순위표 아래에 있는 클럽은 아직까지 1승조차 신고하지 못한 인천유나이티드(5무10패 승점 5)뿐이다.
그런 수원의 유일하다 싶은 위로이자 희망은 올 시즌 스쿼드에 합류해 곧바로 수비라인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도닐 헨리다. 개막전부터 수원의 후방을 지킨 헨리는 15라운드까지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출신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헨리는 188cm 88kg의 단단한 피지컬을 앞세워 강인한 맨마킹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탄력이 좋고 상황 판단도 빠르며 악착같은 승부근성도 지녔다.
헨리의 활약은 수치로도 잘 드러난다. 프로축구연맹이 정리한 15라운드까지 K리그1 전체 선수 누적 데이터를 보면 헨리는 수비지역에서 차단(76회), 클리어(64회), 인터셉트(23회)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12개 참가팀 중 11위에 그치는 수원이 최소실점 부문은 4위(17실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헨리의 공이 지대하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헨리지만 최근에는 아픔 기억을 남겼다. 지난 2일 대구와의 홈 경기에서 수원은 경기 막판 역습 상황에서 대구 에드가에 일격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전반 34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상대 미드필더 김선민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잡은 경기였는데 내내 골을 넣지 못하다 외려 한방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그 실점의 빌미를 내준 이가 하필 헨리였으니 수원 팬들의 안타까움이 곱절이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헨리가 걷어내거나 소유하지 못해 에드가에세 단독 찬스가 만들어졌던 내용이다. 하지만 헨리는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했다.
수원은 지난 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선두 울산현대와의 15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울산은 수원과의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5연승, 대한축구협회(FA)컵을 포함하면 7연승 파죽지세 중이었던 팀이다. 그 신바람의 선봉장이던 스트라이커 주니오는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었다.
경기장이 울산의 홈이었다는 것까지 포함해 수원이 여러모로 불리했는데 의미 있는 무승부를 거뒀다. 역시 일등공신은 주니오를 완벽하게 막아낸 헨리였다. 몸싸움에서도 제공권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은 헨리의 '공격적인 수비' 덕분에 수원의 울산의 연승을 저지할 수 있었다.
큰 고비를 넘은 헨리와 수원이지만 다음 일정이 마치 '산 넘어 산' 같다. 수원은 1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위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를 치른다. 경기 장소가 원정에서 홈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지난 라운드와 차이가 없는 부담이다. 외려 수비 입장에서는 걱정이 더 크다.
전북은 자타가 공인하는 '공격의 팀'이다. 원래도 날카로운 창들이 많은데 여름이적시장에서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구스타보와 EPL에서 뛰었던 윙어 바로우가 가세하면서 파괴력이 배가 됐다.
혼자서 공중에서 구스타보와 싸우고 측면에서 바로우를 막을 수는 없겠으나 현재 수원이 기댈 선수는 역시 헨리뿐이다. 득점 선두 주니오를 지워버렸던 헨리의 퍼포먼스가 다시 나와야 홈 팬들에게 선물을 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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