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대형금융회사의 부실 발생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형금융회사 정상화·정리계획’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사진=뉴스1
대형금융회사 파산에 따른 파생금융거래 등의 조기청산으로 시장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막기 위해 파생계약의 조기종료·정산 등을 최대 2영업일간 정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대형금융회사의 부실 발생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대형금융회사 정상화·정리계획’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대형금융회사의 부실 발생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이에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시스템적 중요 금융기관(SIFI) 부실 전이를 차단하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를 위한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다.

권고안에는 SIFI 별로 정상화·정리계획(RRP)을 정기적으로 작성해 시스템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에 사전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또 채권자 손실분담제도를 도입해 공적자급 투입을 최소화하고 금융계약의 기한 전 계약종료 일시정지권 도입을 통해 정리 절차 진행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SIFI는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회사로 규모, 상호연계성, 대체가능성, 복잡성 등을 고려해 FSB가 글로벌 SIFI를 매년 선정한다. 각국 금융당국은 매년 국내 SIFI를 선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6월 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5개사와 이들의 소속 은행 등 총 10곳을 국내 시스템적 중요 은행·은행지주로 선정해 이들에 내년 중 1%포인트의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SIFI에 대한 정리제도 권고안의 주요사항이 아직 시행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지속적으로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관계기관, 주요 금융회사와 함께 FSB의 효과적인 정리제도 권고사항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정상화·정리계획과 일시정지권 내용을 담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심사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르면 유동성 부족이나 자본비율 하락 등 SIFI의 부실이 심화되기 전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상화계획을 매년 작성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 금감원 평가와 평가위 심의를 거쳐 금융위가 승인한다. 정상화 계획에는 정상화조치 발동요건을 명시하고 자본확충과 유동성 조달 방안 등이 포함돼야 한다.


SIFI가 자체적으로 건전성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엔 예금보험공사가 정리조치 발동요건 명시, 최적 정리방안 도출 및 핵심기능 유지방안 등을 포함한 SIFI 정리계획을 매년 작성한다. 이는 평가위의 심의를 거쳐 금융위가 최종 승인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계약종료 일시정지권 도입과 관련해 대형금융회사 파산시 파생금융상품 계약 등이 연쇄 조기 청산됨에 따라 초래될 수 있는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SIFI의 적격금융거래가 계약 만료일 전에 종료·정산되는 것을 최대 2영업일간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적격금융거래란 채무자회생법에 따른 현물환 거래, 통화·이자율을 기초로 하는 파생금융거래 등을 말한다.


출자 또는 계약이전 방식으로 정리절차 진행시 적격금융거래 중 일부는 정지기간 종료 후에도 기존 효력이 유지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시적인 SIFI 부실 대비체계가 작동돼 부실의 조기대응이 가능해지고 위기시 금융불안의 전염이 최소화돼 궁극적으로 정리비용이 경감될 수 있다”며 “IMF·FSB 등 국제기구의 권고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으로 금융위기 대응체계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