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연=JNH뮤직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한국 재즈계 대모' 박성연이 향년 7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JNH뮤직은 23일 "박성연이 이날 오전 지병으로 타계했다"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7시"라고 알렸다.


박성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이자, 한국 재즈의 산실이 된 클럽 야누스를 만들어 평생 운영해왔다. 한국인이 연 최초의 재즈 클럽 야누스는 지난 1978년 신촌에서 시작해 대학로, 이화여대 후문, 청담동을 거쳐 지금의 서초동에 자리를 잡았다.

JNH뮤직은 "40여 년 전 재즈 불모지였던 한국은 이제 여러 재즈 스타와 대규모 국제 페스티벌들을 보유할 만큼 울창한 숲이 됐다. 야누스는 오늘의 숲이 있게 한 그 처음의 나무"라고 설명했다.


박성연은 지병 악화와 운영난이 겹쳐 지난 2015년부터 클럽 운영에서 손을 뗐으며, 현재는 후배 보컬 말로가 클럽을 이어받아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박성연은 지난 2018년 11월 야누스 40주년을 맞아 휠체어를 탄 채 클럽에서 특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박성연은 클럽 운영을 그만두기까지 긴 세월을 경제적 어려움과 싸우며, 한국에서 재즈 뮤지션들이 설 무대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헌신해왔다. 야누스는 대중들의 기호에 맞춘 음악적 타협을 하지 않은 탓에 항상 운영난에 시달려왔으며, 지난 2012년 박성연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평생 소장해온 LP음반 전부를 경매로 처분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후배 뮤지션들이 이 사연을 듣고 박성연을 돕기 위해 헌정 공연 '땡큐, 박성연'을 열었다. 당시 이 공연엔 말로, 이부영, 여진, 써니킴, 혜원, 허소영, 그린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박성연=JNH뮤직 © 뉴스1

박성연은 지난 1989년 첫 앨범 '박성연과 Jazz at the Janus Vol.1'을 발표했으며, 그 후 '세상 밖에서(The Other Side of Park Sungyeon)' '박성연 With Strings' 등 총 4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초엔 후배 가수 박효신과 함께 자동차 광고 모델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성연은 이 광고 배경 음악으로 자신의 곡 '바람이 부네요'를 박효신과 듀엣으로 다시 녹음했으며, 역시 이 목소리가 마지막 음악 기록이 됐다. 녹음 당시 박성연은 지병이 급속히 악화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으나, 휠체어를 타고 노래를 완성하는 투지를 보였다.

JNH뮤직은 "박성연은 시련조차 되레 음악적 축복으로 여겨왔다"며 "고인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외롭고 괴로울 때면 난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난 블루스를 더 잘 부르게 되겠구나'라고 했다. 재즈를 향한 종교적 열정으로 평생을 걸어온 박성연의 긴 여정이 끝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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