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 "'나다움어린이책' 회수 조치 철회하라"…정부 반성·사과도 촉구
"전문가 결정 훼손…심각한 건 충분한 검토 없이 하루 만에 회수조치한 것"
"블랙리스트 경험 떠오른다…'부적절한' 책 만든 언론·정치인 유감"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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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나다움어린이책' 중 7종을 회수하기로 한 여성가족부의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작가와 출판사, 선정위원의 명예를 훼손한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도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출협은 지난 8월31일 성명을 내고 여성가족부가 지난 8월26일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나다움어린이책' 중 7종에 대해 "문화적 수용성 논란이 있음"을 이유로 회수 결정을 내린 조치를 비판했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2019년 134종 및 2020년 65종을 '나다움어린이책'으로 선정해 일부 학교에 배포했는데,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8월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한 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등 7종에 대해 회수 결정을 했다.
김병욱 의원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와 관련해선 "남녀간 성관계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진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마음이 자꾸 끌린다면'의 경우에는 동성애를 미화한다고도 주장했다.
출협은 "문제가 된 7종의 도서는 여러 나라에서 아동 성평등·인권교육 도서로 활용된 바 있고 국제앰네스티의 지원하에 발간되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과 작가상을 수상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작가와 교사, 평론가 등 전문가로 이뤄진 위원회가 심사해 우수도서로 선정한 책"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도서들이 국내외의 인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개인이나 집단, 해당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에 따라 수용의 편차가 존재할 수는 있다"면서도 "문제는 교사, 평론가, 작가 등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자율적으로 도서를 선정한 '나다움어린이책 도서위원회'의 결정이 훼손됐으며, 이 책들을 문제가 있는 것인 양 낙인 찍어버렸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출협은 "더 심각한 것은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진 교육부가 사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즉석에서 신속한 조치를 약속하고, 여성가족부는 하루 만에 해당 도서에 대한 회수조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라며 "이 책들이 정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전문가나 학부모 등의 토론 한번 거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우수도서 선정 및 보급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며 "해외에도 종종 국가기관이 문학상 제도를 운영하거나 우수도서를 선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심사과정에 관여하거나 선정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뒤집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출협은 "우리에게는 정부 권력이 개입함으로써 블랙리스트 도서들을 양산했던 전례가 있는데, 이번 사태는 우리 출판인들로 하여금 블랙리스트의 어두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도서들을 '부적절한' 책으로 만든 일부 언론과 정치인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는 아이들이 '자기긍정,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성평등·인권교육을 설계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당파간의 이해관계로 그 본연의 목적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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