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애당초 검찰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검찰 수사에 비협조인 사람들을 선택적으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한 부장판사는 "애당초 주요인물만 기소했어야 하는데도, 검찰에 반대하거나 수사에 비협조적인 사람들까지 싹 다 기소했다는 이야기는 기소 당시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법원이 판사들 비리에 면죄부를 주는, 제식구 감싸기 행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 재판에서 재판부가 재판개입을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을 놓고, 당시 법조계에서는 직권남용의 '일반적 직무권한'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도 이날 이 부장판사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기획법관과 공모해 직무상 취득한 수사기밀을 누설했다는 점에 대해 재판부도 기획법관이 법원행정처에 제공한 보고서 내용이 '직무상 취득한 수사상 기밀'임을 인정했다"며 "기획법관은 법정에서 법원장인 피고인에 보고해 승인을 받고 법원행정처에 보고서를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또 총무과장 등에게 수사정보 수집 등을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법원장인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감사계장 등이 검찰 수사 중인 사건 관련자들을 불러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 등을 확인했다"며 "그 확인 내용을 정리한 문건들이 피고인에 보고된 반면 감사기록에는 첨부조차 되지 않은 사실 등이 공판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유 변호사와 신 전 수석부장판사 등 3명, 임 전 수석부장판사 사건은 모두 검찰이 항소해 오는 9월과 10월, 2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이 이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항소함에 따라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네 개의 사건 모두 2심 판단을 받게 됐다.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사법농단 관련 사건들은 모두 세 건, 피고인들은 총 8명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사건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그리고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 상임위원,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이 아직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사건 1심 결론은 빨라야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중반 정도 돼야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은 오는 11월까지, 임 전 차장의 경우도 오는 12월까지 증인신문 일정이 잡혀있다.
무죄를 선고받은 전현직 판사들의 2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될지, 아직 1심 재판 중인 사법농단 의혹 핵심인물들까지 무죄를 선고받을지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