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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선 백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는 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전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무리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레이스가 안전성에 ‘물음표’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현 상황에선 안전하고 효과 좋은 백신이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9월22일 기준 총 187개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이 중 38개 백신 후보물질이 인체 시험에 들어섰고 최종 임상 단계인 3상에는 무려 9개가 진입했다. 코로나19가 WHO에 보고된 지 불과 9개월 만에 백신 후보물질 9개가 상업화 전(前)단계까지 돌입한 것이다.
임상3상에 진입한 곳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 ▲중국 칸시노와 베이징이공대학교 ▲러시아 가말레아연구소 ▲중국 시노백 ▲중국 우한연구소와 시노팜 ▲베이징연구소와 시노팜 ▲미국 모더나 ▲미국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 ▲미국 얀센 등이다.
통상 신약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 10~15년가량의 긴 시간이 소요되며 성공률도 7%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임상 3상에만 9개의 후보물질이 포진했다는 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앞세워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인체 시험에 들어섰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레이스 된 백신 개발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권에는 미국·러시아·영국·중국 등이 포진해 있다. 과거부터 세계패권을 다퉈왔던 국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정치적 경쟁으로 인식하고 앞다퉈 시판 허가를 내줬다.
러시아의 가말레아연구소와 중국의 칸시노·시노백은 임상 3상을 뒤로 미룬 채 정부 차원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다. 전문가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백신 부작용은 각각 수십~수백명을 대상으로 하는 1·2상 임상시험에서는 나타나지 않다가 수만명에 이르는 대상자로 진행되는 3상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지난 6월 칸시노가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의료진에 백신을 투여했다.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칸시노는 임상 3상을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시작했다. 중국 관련법에 따르면 중대 공공보건 사건이 발생 시 임상 중인 백신을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긴급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임상 3상 시작 전 의료진에 투여했던 점은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러시아도 임상 단계인 코로나19 백신을 임상자료도 공개하지 않은 채 세계 최초로 등록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스푸트니크 V’로 불리는 이 백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주요 절차를 무시하고 등록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상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의약품을 승인할 권리는 정부에 있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백신 개발 경쟁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결국 백신서 부작용 발생
부작용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백신도 하나둘 문제가 발생했다. 보통 백신은 수년간의 개발 기간과 안전성과 부작용 검사가 진행된 뒤에 출시된다. 하지만 백신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 상황에다 실제 부작용 사례까지 발표되면서 백신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백신후보물질 ‘ADZ1222’은 8월부터 미국서 임상3상을 시작했고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임상이 병행됐다. 그러나 9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작용으로 임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의학전문지 ‘스탯’(STAT)은 영국에서 진행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질환은 횡단척수염으로 확인됐다. 횡단척수염은 뇌와 척추뼈 사이로 내려오는 신경인 척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근육 통증과 하체 감각에 이상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하체 마비로 이어지는 중증질환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하기 위해 시험을 중단했다”며 “임상시험 중에 설명할 수 없는 질환이 일어날 때마다 통상적으로 취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각국의 규제기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검토했다. 그 결과 영국과 브라질은 백신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임상시험을 재개했으나 미국은 잠정 보류했다.
국내 전문가는 미국이 백신의 임상시험을 보류한 것에 대해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홍윤철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보통 각국 규제기관마다 관점이 다르다”며 “미국이 임상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부작용은 백신과 관련이 없다고 발표됐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백신을 투여한 기간 중 부작용이 발생했고 하반신 마비 부작용은 과거 약물 개발 시 낙오된 백신들의 부작용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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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제약바이오팀 지용준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