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차벽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정부와 서울시, 경찰당국 등이 한글날인 9일 일부 보수단체에서 예고한 도심 집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집회 자제를 호소하는 한편 강행할 시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차량 집회 신고 2개 단체… "차벽도 일부 완화"

지난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 '드라이브 스루'(차량 탑승형) 집회를 예고한 단체는 2곳이다.


지난 3일 개천절 당시 차량 집회를 벌였던 애국순찰팀은 9일에도 경기 수원역을 출발해 과천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9대 규모의 시위를 사전 신고했다. 이들은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거쳐 광진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 앞에서 해산할 예정이다.

우리공화당 서울시당도 마찬가지로 9대 규모의 집회를 송파구 일대에서 진행한다. 이들은 오후 2시쯤 송파구 종합운동장역을 시작으로 잠실역, 가락시장 사거리,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역을 경유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열리는 2건의 차량시위에 대해서는 따로 금지통고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법원이 개천절 차량집회에 대해 내건 수준으로 제한조건을 걸 방침이다.

경찰은 이른바 '재인산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개천절 광화문광장 차벽과 관련해서는 다소 완화해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차벽을 설치하면서 집회 방지 효과는 거뒀으나 주변 자영업자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교통체증이 야기되는 등 부정적 효과도 불러온 탓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차벽을) 설치하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서울시, 경찰은 한글날 불법 집회 자제를 호소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한글날은 좋은 날… 집회 자제 요청 좀 지켜주시라"

지난 개천절보다 집회 단속 분위기 자체는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완전히 방역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경찰당국은 지난 8월15일 열려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온 광복절 도심집회가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회 개최에 대해 일관적으로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오전 방송된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광복절 도심집회 때 보니 집회나 시위가 잘못하면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진원지 역할을 하더라"며 "(집회 자제 요청을) 좀 지켜주시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한글날은 세종대왕께서 국민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신 좋은 날인데 그날 시위를 하겠다는 분들이 있다"며 "집회나 시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하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집회나 시위는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광화문 일대에서 제기된 불법집회 개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계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총괄조정관은 이날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광복절 집회 이후)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제2총괄조정관은 "집회를 준비 중인 단체는 국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법집회 시도를 즉각 중단해주시기 바란다"며 "경찰과 각 지자체는 불법집회로 인해 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불법집회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8일 오전 진행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한글날 집회 시 철저한 현장 채증을 통해 불법집회 주최자 및 참여자를 고발하겠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김창룡 경찰청장 역시 이날 국감에서 "불법 집회를 용인할 수는 없다"며 금지 통고를 받은 집회가 법을 어기고 강행될 경우 대응 조치를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