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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스트코와 구글, 아마존은 세계 최고 위치에 있다. 각자의 승부처에서 특화된 DNA를 장착한 결과. 하지만 제 아무리 ‘최고 타이틀’을 달았다고 해도 앞날이 마냥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급변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1등을 벤치마크해 성장했다 해도 이제 스스로 혁신을 통하지 않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긴 어렵다. 외국 대표브랜드 vs 국내 대표브랜드. 뭐가 다르고 같은지, 닮은 듯 다른 롤모델 생태계를 들여다봤다.
#. 2010년 쿠팡은 소셜커머스 기업로 시작했다. 4년 뒤 사업 모델을 전환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매출액 기준 업계 1위다. 하지만 쿠팡은 만년 적자로 인해 몇 년째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숱한 의혹에도 김범석 대표는 “우리 사명은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만 강조한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를 대표하는 이커머스 기업의 모습이 판박이다. 실제로 쿠팡은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고 성공 전술을 따라하고 있다. 스스로를 “아마존을 잘 벤치마킹하는 회사”라고 자평할 정도다. 그렇다면 쿠팡은 아마존과 얼마나 닮았을까. 과연 쿠팡은 한국판 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마존이 하면 쿠팡도 한다
①사업 모델=쿠팡은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한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를 벌여 고객을 끌어들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프 베이조스가 제시한 ‘플라이휠 효과’와 궤를 같이 한다. 저가 정책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이를 통해 번 돈은 다시 고객 경험과 신사업에 투자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순환 효과다. 실제로 아마존은 사업 초기부터 고객 경험과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13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②회원제=아마존의 플라이휠 이론은 유료 멤버십인 ‘프라임’ 서비스에도 적용된다.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를 아마존 안에 록인(lock-in·가두기) 하려는 전략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월 13달러(약 1만5000원)·연 119달러(약 13만6000원)를 내면 ▲2일 내 무료배송 ▲2시간 이내 식료품 배송 ▲동영상·음악·도서 무제한 이용 등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쿠팡도 이를 모방해 ‘로켓와우’ 멤버십을 선보였다. 월 2900원을 내면 최소구매 한도 없이 로켓배송과 로켓 프레시(신선식품)를 무료 배송받을 수 있다. 30일 이내 무료 반품도 가능하다.
③배송=아마존과 쿠팡은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매입·직배송에 나섰다. 비용절감을 위해 배송 업무를 외주화하는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직접 상품을 구매·재고·발송한다.
이를 위한 투자에도 거침없었다. 아마존은 축구장 크기의 물류센터 75개를 갖고 있으며 지난달 물류시설용 건물 100개를 신규 가동했다. 쿠팡은 전국에 물류센터 28개·배송캠프 140개를 운영 중이며 올해만 음성·광주·김천에 물류센터 투자를 유치했다.
덕분에 배송은 빨라졌다. 아마존은 2일 이내 배송을, 쿠팡은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하는 로켓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인이 자차로 배송에 참여하는 ‘아마존 플렉스’와 ‘쿠팡 플렉스’도 각각 운영 중이다.
최근 쿠팡은 아마존을 따라 풀필먼트 사업에도 진출했다.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의 상품을 대신 보관하고 배송하는 ‘로켓제휴’ 서비스다. 쿠팡이 오픈마켓 시장까지 장악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⑤음식 배달=이후 음식 배달 중개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마존은 지역 음식점 메뉴를 배달하는 ‘아마존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 ‘쿠팡이츠’다.
이밖에 일반인이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상품 배너를 걸어 이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 수익을 나누는 쿠팡 ‘파트너스’도 아마존 ‘어필리에이트’에서 따왔다. 최근 불공정 거래 논란을 빚고 있는 판매자 노출 방식인 쿠팡의 ‘아이템 위너’ 역시 아마존 ‘바이 박스’를 모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인에게 투자받기 위해 미국의 성공 모델인 아마존을 들고 나왔을 것”이라며 “‘한국판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사업계획이 먹혀들어 간 셈”이라고 전했다.
쿠팡, 한국판 아마존 될까
쿠팡은 아마존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풀이과정도 얼추 비슷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계획된 적자’를 외치는 쿠팡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긍정 전망이 나오는 것. 물류 인프라 투자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성장성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 7조1530억원과 영업손실 72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2% 늘었고 영업손실은 36% 감소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물류 인프라 고도화에 따라 배송 효율이 높아진 결과라고 해석한다.
다만 아직까진 한국의 아마존이 되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누적적자가 여전히 3조원이 넘는 데다 인력 채용과 물류센터 건립 등 앞으로도 자금 유출이 많아질 것으로 예고돼서다. 쿠팡의 주요 투자자인 비전펀드의 투자 손실 폭이 커진 점도 부정 전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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