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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개인과 기업의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저금리정책의 결과는 310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예기치 못한 저금리 역풍에 고개를 드는 가계부채의 부작용을 진단해봤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임박
가계부채 1000조원의 주범으로 ‘영끌’ 주택담보대출이 꼽힌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02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73.3%를 차지했다. 증가액은 8월 6조1000억원에 이어 9월엔 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이 3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만 증가비율을 보면 9월 기준 0.9%로 전체 가계대출 대비 낮았다. 이는 집값 상승 움직임이 잦아들고 대출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전세 거래량을 보면 7월 대비 4000건 감소한 8000건을 기록했음에도 전세대출 규모가 늘어난 건 전셋값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전셋값이 상승해 전세대출금이 8월 3조4000억원, 9월 3조5000억원 등으로 잇따라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집값 하락 시 ‘하우스푸어’ 재현되나
집값이 계속 오르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집값이 하락하는 경우엔 차주의 미상환 리스크가 커진다. 집을 팔아도 건질 수 있는 액수가 작아질수록 은행은 대출회수 부담에 따른 리스크 비용을 금리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의 DSR·LTV 규제로 인해 집값 하락의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예컨대 10억원짜리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한도가 4억원인 상황에선 집값이 7억~8억원까지 떨어져도 3억~4억원의 자기자금이 남아있다. 과거 LTV가 70~80%로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집값이 지금보다 50%가량 하락해도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문제는 정책금리. 집값 하락보다 정책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더욱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국 대선 이후 금융정책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지금까지 역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하던 미 통화당국이 금리를 0.1%라도 올릴 경우 한국 기준금리는 물론 대출금리 인상까지 연쇄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전세금=빚 떠안은 ‘갭투자자 경고등’
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예정아파트인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는 최근 호가를 1억5000만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반면 전세시장을 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의 전세 호가가 7억원으로 10월 현재 같은 면적 실거래가 대비 최대 4억원이 높다. 실거래가의 두 배를 넘는 호가다. 대치동 은마 84㎡도 10월 5억2500만~7억원에 거래되던 전세 매물의 호가가 9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더 심각한 건 전세금 미반환 사고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이 대위변제한 전세금은 해마다 급증해 최근 5년 동안 7650억원을 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평택갑)에 따르면 보증기관이 집을 경매 처분해 회수한 금액은 350억원(4.6%)에 불과했다.
HUG나 SGI가 판매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은 세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미반환 사고가 발생했을 땐 다주택자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을 공사가 떠안게 돼 국민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DSR 산정에 전세금을 포함시켜 깡통 전세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세금은 집주인이 세입자로부터 빌리는 일종의 무이자 대출이어서 가계부채 통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전세 수요자인 서민이 전세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당국으로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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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시대 김노향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