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자원순환공원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0.9.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아파트 곳곳에서 비닐과 스티로폼을 당분간 수거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쓰레기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돈 더 준다고 해도 안 받겠다"…재활용 수거업체 '백기'

25일 서울 구로구에 따르면 최근 항동 지구 아파트는 재활용 수거품목 중 비닐류와 작은 스티로폼은 당분간 수거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아파트 측은 입주민들에게 "비닐류와 작은 스티로폼은 각 세대에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활용 수거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배달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류 배출량이 예년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 동남아 등으로 보내던 폐기물 수출이 막히면서 폐기물 처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지역 주거래 납품처인 인천리사이클링에서 지난 9월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장비가 불에 타 비닐, 플라스틱류 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납품처 한 곳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거래처 상황이 어려워지자 재활용 수거업체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재활용 수거업체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비닐, 스티로폼 등을 수거해간 뒤 납품할 곳이 없다"며 "돈을 더 주겠다고 해도 처리 못 한다고 하니 난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재활용 수거도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인데 아파트에도 돈을 주고 계약하고, 수거해다가 버리는 것도 또 돈을 내야 한다"며 "비닐, 스티로폼 등을 담기 위한 마대값만 해도 꽤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추석 연휴를 보낸 5일 서울의 한 재활용센터에 쓰레기가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2020.10.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시 "추석 연휴 후유증 지속…아직은 '수거 지연' 사태"

구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일 기준 서울 8개 자치구 20개 공동주택에서 재활용 수거 지연 사태가 나타났다.

올봄부터 수출길이 막히면서 재활용품 저가 문제에 직면한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추석 연휴 후유증으로 배출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민간 선별장 154개소 기준 재활용품 주간 반입량을 보면 추석 연휴 직전 2만3555톤에서 추석 연휴 직후에는 2만6846톤으로 13.9% 증가했다. 선별 후 공병이나 플라스틱 등을 납품해 가는 공장으로 반출된 양은 같은 기간 1만2836톤에서 1만1939톤으로 6.9% 오히려 감소했다. 수거해 온 재활용품 규모는 크게 늘었는데, 내보낼 길이 막혀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봄부터 계속된 재활용품 단가 하락 문제에다 추석 연휴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물류 이동이 크게 늘어난 후유증이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며 "수거 업체가 재활용품을 납품처로 이송해야 하는데 납품처에서 안 받겠다고 하니 문제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수거를 아예 안 하겠다고 거부한 업체는 없고, 지연 사태로 파악되고 있다"며 "국소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자치구에서 공공수거로 정체를 뚫어주도록 대책을 바로 시행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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