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 CUP'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현대 이승기가 골을 넣은 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0.11.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김도용 기자 = 전북현대에 15년 만의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대회 MVP로 선정된 이승기(32)가 '큰 형님' 이동국(41)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와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기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현대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이승기는 "지난 2014년 성남FC와의 FA컵 준결승전에서 내가 승부차기를 못 넣어 탈락했다. 당시 많이 울었는데 오늘 2골을 넣고 팀도 우승을 해서 행복하다"며 "선수단 모두 리그 우승 후 FA컵도 우승을 하자고 했는데, 끝까지 약속을 지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즐기자는 마음으로 결승전을 치렀다. 리그 우승을 했기 때문에 마음 편히 FA컵을 준비했다"면서 "아직 핸드폰을 못 봐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핸드폰을 보면 연락이 많이 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동국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동국은 23년 동안 K리그 8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차지했지만 FA컵 우승 경험은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이동국은 생애 처음으로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승기는 "2차전을 하루 앞두고 동국이형이 팀에 합류했다. 선수들끼리 동국이형 마지막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2번 들어올리게 하자고 마음을 모았다"며 "동국이형이 마지막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나를 비롯해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동국이형이) 경기도 뛰고 웃으면서 우승컵도 들어 만족스럽다"며 말했다.


이어 "동국이형이 경기 후 내게 와서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다. 고맙다'고 말해줘 너무나 기뻤다. 행복한 하루"라고 밝혔다.

사실 전북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교원, 이용이 부상으로, 바로우는 개인 사정으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여기에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 10분 뒤에는 쿠니모토까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승기는 "감독님께서 모든 선수들을 다 믿고 챙겨준다. 그래서 누가 어느 포지션에서 뛰어도 제 역할은 다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은 1명이 빠진다고 흔들리는 팀이 아니다. 11명을 비롯해 벤치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전북은 강팀과 경기할 때 집중력과 의욕이 강해진다. 그래서 2, 3위 팀과 할 때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전북의 '우승 DNA'를 설명했다.

이제 전북은 휴식을 취한 뒤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이승기는 "지금까지는 리그와 FA컵만 집중하고 준비했다. 우선 휴가를 다녀온 뒤 아시아 첫 트레블 달성이라는 동기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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