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5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모습. 2020.5.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현직 판사 일부가 최근 논란이 된 대검찰청의 '주요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7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들 간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2020년 전국법관대표회의 하반기 정기회의는 7일 온라인 화상 회의로 개최된다.


현직 판사들 사이에서 해당 문건과 관련한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나오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의견 수렴에 나선 상태다.

판사들은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검찰을 향해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서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는 지난달 검찰의 행동에 대한 법원 대응을 위해 해당 문건 문제를 7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하고,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이 사건을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에 일각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판사 집단행동 사주'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장 부장판사는 김 의원을 모른다며 "저는 법원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8·28기)도 "판사 뒷조사 문건은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며 "판사들이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 중립성에 해가 되지 않으며 더 큰 공익에 봉사한다"고 논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56·22기) 역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향해 "법관사찰 의혹 관련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에 관한 침해 우려 표명 및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 촉구'라는 원칙적 의견표명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적었다.


이봉수 창원지법 부장판사(47·31기)는 지난 3일 "재판장의 종교, 출신, 가족관계, 특정연구회 등 사적 정보는 공소유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검찰이 정보수집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당장 판사들 간 논쟁을 하기보다 예민한 시기가 지난 뒤 논의해야 한다는 등의 '신중론'도 만만찮다.

차기현 광주지법 판사(43·변호사시험 2회)는 지난 4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가 지난 다음 차분하게 논의해도 되지 않을까"라며 "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일종의 '세몰이'가 이뤄지는 것처럼 오해받는 건 판사들이 결코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앞선 장 부장판사 글을 두고도 "재판부 성향 분석한 것이 '사찰'이라고 동의하기 어렵다" "관련 사건이 계속 중인 만큼 결의가 재판에 간섭이 될 수 있다" "정치논쟁에 휩쓸릴 수 있다"는 등의 판사들 우려가 제기됐다.

법관대표는 회의 현장에서 다른 구성원 9명의 동의를 얻어 안건 상정을 요청할 수 있다. 안건 상정 여부는 정기회의 당일 확인이 가능하다.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계기로 2018년 법령에 따라 상설화된 법관대표회의는 법관독립과 사법행정 주요 사안에 의견표명 및 건의를 담당하는 사법행정기구다. 각 법원별 법관수를 반영해 125명의 각 법원 대표로 구성돼있다.

한편 해당 사안과 관련해 판사 집단행동 유도 의혹을 받은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냐"며 "그날 제가 통화한 상대방은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이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실에서 통화하면서 '판사들이 움직여줘야 한다' '섭외 좀 해달라' 등 판사 집단행동 유도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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