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위)가 효율적인 축구를 바탕으로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눌렀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이 또다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훨씬 적은 이적료로 구성된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을 뚫어내지 못하며 고전 끝에 패했다.

아스널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스널의 상황은 절박했다. 리그에서 4승1무5패 승점 13점으로 14위까지 떨어졌다. 아스널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는 순위다. 특히 경기당 1골밖에 되지 않는 '빈공'(10경기 10골)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순위상으로든 분위기상으로든 반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스널은 경기 주도권을 쥐었음에도 정작 마무리까지 연결짓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널의 볼점유율은 69%. 후반전은 아예 토트넘 진영에서 경기를 이어가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아스널은 총 11번의 슈팅 중 단 2개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공격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승점은 커녕 득점에도 실패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적료 합을 보면 아스널의 패배는 더 쓰라리다. 그동안 아스널의 지속적인 순위 하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은 미흡한 투자였다. 스탄 크론케 구단주가 이적시장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게 아스널의 순위 상승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리그 우승팀들인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이 최근 수년 동안 선수단에 막대한 투자를 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비판은 일정 부분 부합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아스널이 이같은 이유를 대기 어려웠다. 이날 선발 출전한 양 팀 선수들의 이적료를 비교하면 아스널은 총 2억9275만유로(한화 약 3848억원), 토트넘은 2억3220만유로(약 3052억원)로 800억원 안팎의 꽤나 큰 차이가 난다.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왼쪽)과 아스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이적료 차이는 2배가 넘는다. /사진=로이터
특히 공격진과 중원에서는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 아스널은 지난 2017년 여름과 2018년 1월 각각 알렉상드르 라카제트(5300만유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6375만유로)을 데려오며 총 1억1675만유로(약 153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시즌 두 선수가 리그에서 기록한 득점은 단 5골에 그친다.

반면 토트넘은 주축 공격수 해리 케인이 유스팀 출신이라 별도의 이적료가 들지 않았다. 이날 토트넘의 양 날개를 책임진 손흥민과 스티브 베르흐베인의 이적료도 각각 3000만유로 정도다. 두 선수의 이적료를 모두 합해도 오바메양 한명의 이적료에 미치지 못한다.


중원에서도 차이가 크다. 이날 토트넘의 중원을 든든히 책임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1660만유로)와 무사 시소코(3500만유로)의 이적료를 합치면 5160만유로다. 아스널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5000만유로) 한명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이다.

파티는 이날 부상 여파로 전반을 채 끝내지 못한 채 교체된 반면 호이비에르와 시소코는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아스널의 공격을 막아내는 든든한 벽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파티와 짝을 이뤘던 그라니트 자카(4500만유로)의 이적료도 이날 토트넘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이적료인 시소코의 몸값보다 1000만유로가 더 높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7승3무1패 승점 24점째가 돼 리버풀을 득실차에서 밀어내고 리그 1위를 탈환했다. 반면 아스널은 4승1무6패 승점 13점에 그치며 리그 15위로 한계단 더 떨어졌다. 아스널을 상대로 한 토트넘의 승리는 단순히 선수들의 몸값이나 높은 이적료가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