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망과 판매. 국내 전력 독점 지휘봉을 잡은 김종갑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조원대 영업손실로 11년 만의 최대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공기업 CEO 주식왕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확대 기조로 51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발전사업에까지 발을 뻗겠다고 나섰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공공성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7월 발의된 전기사업법 개정안과 함께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6개의 발전자회사와 민간업체로부터 사들인 전기 원료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 법안이 통과될 경우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력시장 전 부분을 한전이 독점하는 셈이다.


업계는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라며 반발했다. 한전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발전자회사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일 뿐 아니라 기술력과 투자 여건 등 한전의 직접 진출의 명분도 약해서다. 게다가 한전은 이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발전공기업과 발전사업을 영위 중이다.

직접 생산자가 되겠다는 속내는 결국 돈이다. 51조가 풀리는 거대 시장 수익을 다른 협력사가 차지하는 꼴을 못 보겠다는 이유에서다. 한전은 공기업이지만 뉴욕증시 상장사다. 순수한 공기업과 달리 수익추구가 수반돼야 하는 곳이다. 전기료를 못 올려 골머리를 앓던 김 사장이 그 해답으로 발전 사업을 점찍었다는 분석이다.


그의 그간 행보도 이와 비슷하다. ‘공기업 수장’이라기보단 수익형 투자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는 34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채권 19만1000주 ▲그가 회장으로 7년간 재임하던 독일 기업 ‘지멘스’ 7339주 ▲중국 태양광사 ‘신이솔라홀딩스’ 3만9200주 등이다.

3년 전 한전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한전 주식도 매입해 현재 750주를 보유 중이다. 공직자윤리법 상 공기업 사장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백지신탁하게 돼 있지만 대부분 해외 주식이라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갔다는 분석이다. 


실질적으로 주식 재미를 본 김 사장은 주주 이익 실현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김 사장이 송전망 확충이라는 한전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수익 실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는다. 내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그를 둘러싼 꼬리표도 공기업 수장으로서의 성과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김 사장이 논란의 공든 탑을 잘 지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