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고신용자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고신용자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집값 상승 등으로 자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면서 고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7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카드사가 신규 취급한 카드론 중 연 5% 이하 금리의 대출 규모는 31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04%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534.1% 급증했다.


카드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살펴보면 연 5% 이하는 0.75%로 올해 들어 7월까지 0.1~0.2%대 수준을 이어오다가 지난 8월 0.4%로 급증했다. 이후 한 달 만에 2배 규모로 뛰었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연 11~14%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연 5% 이하로 카드론을 받을 수 있는 고신용자 고객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연 10% 이하 금리로 신규 취급된 카드론 규모도 7977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0.7% 늘었다.

전체 카드론 규모도 점차 늘고 있다. 올 10월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4조2811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9%,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4% 늘었다. 이에 따라 올 10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도 전월에 비해 1.4% 늘어난 31조1115억원에 달했다.


풍선효과는 카드사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에서도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캐피털·저축은행·보험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4조7000억원 늘면서 2016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중 상호금융권은 2조1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는 1조1000억원, 저축은행은 9000억원, 보험은 6000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은 시중 은행들이 올 9월부터 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서다. 특히 고신용자마저 자금 마련을 위해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면서 중·저신용자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출 수요가 많았지만 은행권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고신용자들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신용자가 많을수록 저신용자의 카드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