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잉글랜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출신 해설가 카렌 카니가 방송에서 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즈 유나이티드가 구단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여성 전문가 카렌 카니의 발언을 공식 SNS 계정에 게재했다가 '전문가에 대한 공격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리즈 구단은 결국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3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 등에 따르면 리즈 구단 대변인은 이날 "리즈는 카렌 카니가 온라인상에서 받은 모욕적인 메시지를 전면 규탄한다"며 "우리팀 구성원들은 모두 카니가 (현역 시절) 보여준 성과와 미디어, 자선사업에서 한 일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라드리차니 리즈 구단주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카니가 SNS 상으로 받은 욕설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난 우리 구단과 선수들을 방송에서 카니가 한 발언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다"고 사과했다.

라드리차니 구단주는 이어 "우리 구단의 트윗은 공격적이지 않았다"며 "솔직히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겪은 일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 난 카니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나 전문가로서나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카니는 현역 시절 잉글랜드 여자대표팀 소속으로 144경기에 나섰던 전설적인 선수다. 은퇴 이후에는 방송과 자선사업에 투신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프리미어리그 전문가로 해설하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 구단은 지난 30일 열린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과의 경기가 끝난 뒤 카렌 카니의 발언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재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진=트위터 캡처
발단은 지난 30일 그가 방송에서 한 발언이었다. 이날 리즈는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과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게 5-0 대승을 거뒀다.

카니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아마존 프라임 방송에서 "난 그들이 지난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분에 승격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일정이 중단됐을 때 휴식을 취한 덕이다. 만약 이 휴식기가 없었다면 리즈가 (승격을) 이뤄냈을 지 잘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카니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 중단기 전후 리즈의 성적에서 기인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은 지난 3월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단됐다가 6월 중순에서야 재개됐다. 중단 전 9경기에서 6승1무2패를 기록했던 리즈는 3개월이 지난 뒤 남은 9경기에서 7승1무1패를 거두며 2위 웨스트브롬위치를 승점 10점 차로 따돌리고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했다.


이에 리즈 구단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카니의 발언 영상과 문구를 게재하며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식의 이모티콘을 달았다. 해당 게시물은 1만2000여회 리트윗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해당 발언과 게시물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해당 내용을 접한 리즈 팬들은 카니의 개인 계정으로 욕설이 섞인 비판을 쏟아냈다.


라드리차니 구단주의 행동도 기름을 부었다. 라드리차니 구단주는 '(리즈 구단은)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한 트윗에 직접 댓글로 "(카니의 발언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우리 구단에게 있어 모욕적이고 불필요한 언사였다"고 반박해 논란을 키웠다.

리오 퍼디난드, 필리페 아클레어 등 다른 해설가들은 "축구팀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런 게시물을 올리는 건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런 트윗을 통해 개인이 욕설과 비방의 타깃으로 몰릴 수 있다. 분명 잘못됐다"고 리즈 구단을 비판했다.

여성축구인들의 모임인 '우먼 인 풋볼' 그룹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발언에 동의하든 그러지 않든 구단 공식 계정에서 개인을 이렇게 조롱하는 건 받아들여지기 힘든 일이다"며 "카니는 전문성이 뛰어난 해설가다. (리즈 구단의) 트윗은 부적절할 뿐더러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