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2.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21년은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인 '검찰개혁'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을 견제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식 출범하고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되면서다.


60여년 동안 이어져온 검찰의 기소독점주의가 깨지고 경찰은 검찰과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수처 첫발…'정치적 편향' 해결 과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핵심 공약으로 추진됐으며,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54·사법연수원 21기)이 최종 후보로 선임되며 그 첫발을 내디뎠다.

정부의 계획대로 1월 중 공수처가 출범하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뒤 67년동안 유지되어온 검찰의 기소 독점 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1996년 참여연대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청원한 이래 공수처 설립은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검찰의 반대가 워낙 심해 번번이 무산됐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180석을 차지한 여당이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며 드디어 출범이 가시화됐다.

당초 지난해 7월 시행될 예정이었던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야가 1년 넘게 줄다리기를 하는 바람에 출범이 계속 미뤄졌다. 공수처장 없이 공수처 출범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여당이 공수처장후보추천위에서 야당 추천위원들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최종 후보 선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으로 꼽히는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법정시한인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무실들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2020.7.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새로운 수사기관인 공수처는 대통령·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수사에서 우선권을 갖는다. 수사대상 중 대법원장, 대법관·검찰총장·판사 및 검사·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선 공수처가 직접 기소·공소유지를 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함으로써 기소독점주의로 인해 불거진 권력 수사에서의 '과잉·부실수사 논란', 검찰이 검사를 수사하며 불거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와 공수처장 모두 거대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탄생했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보니, 이미 그 독립성이 훼손됐으며 정권에 편향될 수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된다. 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검찰이 공수처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냐는 비관섞인 전망도 있다.

그 때문에 향후 있을 공수처 인사에서 친정부 성향 인물들로 꾸려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하고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수처법상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인데다, 수사 검사를 뽑는 인사위원회 위원 7명 중 5명은 대통령과 여당이 관여해 선출할 수 있다. 재판·수사 업무 경험이 없어도 7년 이상 변호사 경력만 있으면 수사 검사가 될 수 있어, 일각에서 특정 성향의 변호사단체 출신이 대거 뽑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김 후보자는 "공수처 차장 등에 친정부 인물로 구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인사에 염두에 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려와 추측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잘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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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영역 대폭 축소…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이뤄질까

1월1일부턴 또 하나의 검찰개혁 핵심 공약인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따른 개정된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이 시행된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어진다. 70년 가까이 이어온 경찰-검사의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검찰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6개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 검찰청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하더라도 검사 수사개시 범죄가 아니면 접수가 반려되거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된다.

검경수사권 조정은 '경찰은 수사, 검사는 공소유지'라는 권한 분리에 목적을 둔다. 앞으로 검사는 경찰이 혐의를 인정한 사건에 대해서만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경찰의 불송치·수사중지 결정 과정을 검토해 위법·부당한 사안이 발견됐을 때에 한해 사건을 넘겨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검사는 기소 여부 결정 과정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불송치 결정에 대해 90일간 검토 후 1회에 한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수사에도 위법·부당한 사안이 고쳐지지 않았다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다.

경찰이 피의자가 참고인의 소재를 알 수 없다며 '수사중지' 결정을 내린 경우 30일 동안 기록을 검토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고소·고발인, 피해자가 검사에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거나 수사중지,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 사안 등을 신고·진정하면 구제에 나설 수도 있다.

검찰의 수사권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여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설립,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아예 검찰청을 없애고 기소권과 공소유지권만 갖는 공소청 신설 법안도 발의했다.

'검찰청 폐지'는 다소 무리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재 여당의 의석 수로 볼 때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 분리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만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상황인 만큼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의식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행정적·실무적 혼란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를 수습하고 조직을 통합할 생각보다 검찰개혁이란 명목으로 '검찰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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