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교대를 하고 있다. 앞에는 필리버스터 중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2020.12.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유경선 기자 = "지난해 12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때 박병석 국회의장, 김상희 부의장 두 분이서 번갈아 의사진행을 맡으며 굉장히 무리를 했다. 올해에도 이러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 야당 몫 국회부의장 공석이 계속될 거 같아 걱정이다."

21대 국회 상반기 야당 몫 국회부의장직이 2년 내내 공석으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이른바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정국 속에 여야 관계가 얼어붙은 데다, 내년 주요 선거가 마무리되면 임기 절반이 지난 '반쪽짜리' 직책이 되는 탓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6개월째 공석인 야당 몫 국회부의장직을 채우려는 시도는 물밑에서조차 이뤄지지 않는 '올스톱' 상태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직을 채우기 위해서는 18개 상임위원장직 분배를 원점에서 시작하는 '원 구성 협상 재개'라는 선결조건이 붙는데 여야 모두 이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가장 큰 원인은 여야 협상의 장이 설 자리를 잃은 최근 몇 달 간의 상황이다. 정기국회와 12월 임시국회 기간 동안 국민의힘 반대 속에 국가정보원법·공수처법 개정안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고, 국회 밖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로 대표되는, 여권과 그외 반문 진영의 대립이 격화할 대로 격화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인 국민의힘은 이를 '거대 여당의 독주'로 규정, 부동산·코로나19 방역 등 각종 정책 책임을 촉구하는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한 현재 원 구성 역시 이러한 전략의 주요 명분이 된다.

새해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이달에는 추 장관의 후임인 박범계 장관 후보자와 초대 공수처장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맞붙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완전한 수사·기소권 분리를 목표로 하는 '검찰개혁 시즌2'를 예고한 만큼 관련법을 둘러싼 충돌도 예상돼,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질 확률도 낮다.


원 구성 협상이 재개되려면 검찰개혁의 소관 상임위이자 본회의로 향하는 모든 법들의 마지막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 위원장직부터 쟁점이 되는데, 민주당이 이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후 4월에는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가 예정돼 여야 모두 협치보다 승리를 위한 레이스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선거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정의 성범죄 의혹으로 치러지는 만큼 서로를 향한 신경전은 더없이 거셀 전망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2020.10.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로 인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충남 공주시부여청양) 등 당초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거론되거나, 관심을 보였던 인사들은 하반기 선거를 노리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재보궐선거 정국이 지나면 임기(2년)의 절반가량만 남은 '반쪽짜리' 자리가 되는 만큼 굳이 도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미 임기 6개월이 지났고, 내년이면 절반이 지나게 되는데 누가 나서겠나"라며 "정 의원도 오히려 상반기 상황을 명분 삼아 하반기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 역시 통화에서 "전망하건데 전반기 공석을 채우기는 어렵다"며 "미련이 없다"고 밝혔다.

여야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완전체' 국회의장단은 하반기 원 구성이 있을 2022년 5월에나 볼 수 있을 전망으로, 이 경우 21대 국회는 최장 기간의 국회부의장 공석으로 기록된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개원식 이후에도 국회부의장직이 공석인 전례는 민주화 이후 17대 국회, 그 이전에는 7대 국회에 있었다. 17대 국회에서는 2004년 6월7일 오전 개원식을 마친 당일 오후 부의장을 선출했으며, 7대 국회에서는 임기 개시 약 1년 만인 1968년 6월7일에서야 부의장이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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