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서구을)이 방송사로부터 비보도용 취재파일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언유착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을 지낸 김소연 변호사와 박 후보자 간의 민사소송에서 드러났다. 김 변호사는 대전시의원 재직시절 "박범계의 측근들로부터 금품요구를 요구받았다"며 폭로했고, 이에 전직 시의원 A씨와 전직 비서관 B씨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는 지난해 초 가석방 됐다.


박 후보자는 2018년 12월 10일 김소연 변호사가 금품요구 등을 방조했다고 주장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재판 과정에서 박 후보자 측은 2018년 11월 김소연 변호사가 방송사들과 가진 인터뷰 녹음파일 중 비보도 된 부분을 녹취록으로 제출했다.


당시 제출된 녹취 내용은 모 기자가 '그래서 이 돈이 어쨌든 박범계 의원의 당대표 출마하고 어떤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과 김 변호사의 답변이었다.

이 질문에 김 변호사는 "청년당원들이 아래 지방에서 제보를 해줬다. 박 의원이 이번에 청년당원 알바생들을 모집했는데, 걔네들이 보통 모텔 4~5만 원짜리에서 자는데, 이번에는 15~16만 원짜리에서 자고 돈뿌리고 다녔다고 한다"며 "박범계 의원(은) '돈 왜 이렇게 많냐'고 '어디서 났냐'고 이런 얘기 많이 돌았다고 당원들이 말해줬었다"고 했다.


당시 이 파일을 방송사로부터 받았었던 박 후보자의 보좌진 출신 박수빈 대전시의원은 민사소송의 증인으로 출석해 "방송사 기자로부터 전달받았다"고 했다.

증언대에 선 박수빈 시의원은 김 변호사의 질문에 "들어보라는 차원에서 줬다"며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기자에게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의 소송 대리인은 이용구 법무차관이 속해있던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였다.


이에 앞선 2019년 7월, 김 변호사는 박 후보자와 성명불상자를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검찰의 불기소이유서에는 '박범계의 비서관인 참고인 박00은 2018년 12월 초순경 인터뷰에 참석한 기자 3명 중 한 명으로부터 위 녹음파일을 받아 박범계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기재돼 있었다.

김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해 7월 박 후보자와 방송기자들 3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재고소 했고, 또 지난 2일에는 박 후보자와 방송사 등을 상대로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박 후보자 측이 보도되지 않은 녹음파일의 녹취록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는 건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는 박범계 의원 측의 요구나 강요로 방송사 3사 기자 중 한 명이 해당 녹음파일을 박범계 의원 비서관이었던 박 시의원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박범계 의원 측이 기자들을 사주해 저를 취재하도록 한 뒤, 그 녹음파일을 비서관 박씨(현 시의원)에게 건넸을 가능성이다. 무엇이 됐던 모두 '권언유착'"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답변을 듣기 위해 박 후보자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전지법 민사11단독(재판장 문보경)은 지난 10월 6일 이 사건에 대해 원고인 박 후보자 측과 반소를 제기한 김소연 변호사 측의 소를 모두 기각했다. 박 후보자는 항소한 상태다.